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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경 예산안 심의 파행

야권 "세입결손용이 12조… 정부 사과하라" 퇴장<br>안행위도 반쪽회의… 취득세 면제 22일부터 적용

정부의 추가경정예산안을 두고 야당이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사과를 요구하고 나서면서 관련 심의에 '적신호'가 켜졌다. 17조원에 달하는 추경 대부분이 세입결손 보전에 활용되고 재원 모두가 적자국채로 충원되는 것에 대해 정부의 책임 있는 조치가 필요하다는 것이 야당의 주장이다.

4ㆍ1부동산종합대책과 관련,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 의혹 사건'이라는 돌발 이슈로 회의가 파행 운영된 끝에 취득세 면제를 이달 22일부터 적용하기로 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23일 예산결산기금심사소위를 열어 소관기관 추경 예산안과 기금운용계획 변경안 등을 심사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민주통합당 의원들은 추경 가운데 12조원 상당이 세입결손 보전에 쓰이는 것에 대해 현 부총리의 대국민 사과를 요구하면서 회의장을 퇴장, 심사가 이뤄지지 못했다.

설훈 민주당 의원은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지난해 정부가 예산안을 잘못 책정하면서 발생하게 된 엉터리 추경안에 대해 장관의 대국민 사과가 선행돼야 한다"며 "추경 모두를 국채 발행하겠다는 것도 다음 세대에 책임을 전가하는 무책임한 행위"이라고 비판했다.

야당 측은 특히 이번 추경을 위한 적자국채 발행 등으로 국가 채무가 급증하고 있다면서 재정건전성을 위한 정부 대책을 촉구하고 나섰다. 당초 예정에 없었던 기획재정위 조세소위가 야당 측의 요구로 이날 오후 개최된 게 이 때문이다. 민주당은 이 자리에서 소득세ㆍ법인세ㆍ조세특례제한법상 연구개발(R&D) 투자비용 공제 축소 방안 등 증세 관련 법안심사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나성린 새누리당 정책위의장 대행은 이 같은 민주당 주장에 대해 "증세를 하게 되면 투자가 줄고 소비가 준다. (그러면) 추경의 효과가 없다"며 "법인세율 등을 높여도 내년 세수가 늘어나는 것이지 올해 추경 재원하고는 관계가 없다"고 주장했다.



4ㆍ1부동산종합대책에서의 취득세 면제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었던 국회 안전행정위원회도 파행 운영됐다. 국정원의 불법 대선 개입 의혹 등에 대해 야당이 박근혜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하는 등 전방위 공세를 벌이면서다.

안행위 소속 야당 의원은 이날 회의에 '국정원의 불법 대선 개입 의혹 및 경찰의 축소ㆍ은폐수사 의혹에 대한 긴급 현안 질의'를 의사 일정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반대하는 새누리당이 회의장을 빠져나간 사이 민주당이 자신들만 참석하는 '반쪽회의'를 열었고 이후 새누리당도 전체회의를 단독으로 열어 야당의 사과를 요구하는 등 촌극을 벌였다. 당초 회의에서 논의하려고 했던 생애 최초 주택 취득자에 대한 취득세 감면 혜택 방안은 그 사이 뒷전으로 밀렸다.

다만 여야는 물밑협의를 통해 당초 이달 1일부터 소급적용하기로 했던 취득세 면제를 양도세 면제와 통일, 22일부터 적용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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