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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MC 앞두고 서머스 사퇴] 사상 첫 여성 연준 의장 탄생 유력

양강 형성 옐런 1순위 꼽혀<br>오바마와 친분없는 것은 약점<br>콘 전 부의장 등도 강력 부상

재닛 옐런

로런스 서머스 전 재무장관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 의장 후보군에서 자진사퇴하면서 누가 차기 연준 의장이 될지 글로벌 금융시장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단 서머스 전 장관과 양강 구도를 형성했던 재닛 옐런 연준 부의장이 1순위로 꼽히고 있다. 옐런 부의장이 될 경우 사상 최초로 여성 연준 의장이 탄생하게 된다. 서머스 전 장관이 사퇴하기 전인 지난 10일 블룸버그 조사에 따르면 차기 연준 의장을 예상하는 질문에 응답자의 40%는 서머스를, 33%는 옐런을 꼽았다.

옐런 부의장은 독선적 이미지의 서머스 전 장관과는 대조적으로 튀지 않는 행보로 민주당 의원들의 상당한 지지를 받고 있다. 또 대표적인 비둘기파로 시장의 선호도도 높다. 블룸버그 조사에 따르면 투자가들은 가장 선호하는 인물로 60%가 옐런을 꼽은 반면 서머스는 37%에 그쳤다. 옐런 부의장은 캘리포니아대 버클리 캠퍼스 교수 출신으로 지난 2010년 연준 부의장을 맡아 벤 버냉키 의장과 함께 양적완화 조치를 진두지휘해왔다.

하지만 옐런 부의장이 차기 연준 의장 자리에 오르는 길은 험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명권자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개인적 친분이 없는 게 약점인데다 이번 서머스 사퇴 파동이 독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행정부의 내부 인사 발언을 인용해 "옐런 부의장을 연준 의장에 앉히려는 (의회 등의) 로비에 대통령이 화가 나 있다"고 보도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서머스 전 장관 다음으로 선호하는 인사는 티머스 가이트너 전 재무장관이 꼽힌다. 하지만 본인이 여러 차례 고사 의사를 밝힌 바 있어 현재로서는 가능성이 낮은 편이다.

또 다른 유력 후보로는 현재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인 도널드 콘 전 연준 부의장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최근 오바마 대통령도 그를 서머스ㆍ옐런 등과 함께 차기 연준 의장 후보로 고려하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아울러 버냉키 의장의 대학 스승인 스탠리 피셔 전 이스라엘 중앙은행 총재, 흑인인 로저 퍼거슨 교원공제회의 회장도 다크호스로 꼽히고 있다. 또 일각에서는 버냉키 의장의 연임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서머스 전 장관의 후보직 사퇴가 오바마 행정부에 미칠 타격에 대해서는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일단 오바마 대통령이 정치적으로 큰 상처를 입었다는 데는 재론의 여지가 없다. 의회에 시리아 군사개입을 승인해달라고 요청했다가 사실상 거부당한 마당에 연준 의장마저 마음대로 지명할 수 없는 처지라는 게 극명하게 드러났기 때문이다.

특히 공화당은 물론 민주당 의원들마저 '오바마의 경제교사'로 불리는 서머스 지명을 반대했다는 게 뼈아픈 대목이다. 또 리먼브러더스 파산 5주년을 맞아 이번주 로즈가든 연설(16일),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 연설(18일), 수출회의 주재(19일), 포드자동차 방문(20일) 등을 통해 중산층 살리기와 일자리 창출을 위한 입법 마련을 의회에 촉구하려던 계획도 김이 빠지게 됐다.

하지만 서머스의 자진사퇴로 오바마 대통령이 정부부채 상향 조정, 2014회계연도 예산안 등과 관련한 공화당과의 전투를 앞두고 짐을 덜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서머스 지명을 고집했다가는 민주당이 공화당과 협상도 하기 전에 자중지란에 빠질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이다. 톰 대슐 전 민주당 상원 원내총무는 "대통령이 의회와 합의점을 도출하기 위해 선택을 명확히 했다는 점에서 서광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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