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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교만한 외국계 금융사
입력2007-03-23 16:37:03
수정
2007.03.23 16:37:03
얼마 전 인기리에 방영된 ‘하얀거탑’이라는 의학드라마에 성경 구절이 하나 나온다. ‘교만은 패망의 선봉이요, 거만은 넘어짐의 앞잡이니라’(잠언16장8절). 이 성경구절은 자신의 실력을 과신한 주인공이 의료사고로 내리막 길을 걸은 후 결국 암으로 죽게 됨을 암시하는 내용이다.
누구나 출중한 능력으로 성공가도를 달리게 되면 쉽게 교만해지고 거만한 모습을 드러내게 된다. 물론 이는 개개인에만 해당 되는 얘기는 아닌 듯싶다.
지난 21일 금융감독원이 국내에서 영업 중인 68개 금융사의 지난 2006년 하반기 민원발생 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가장 우수한 1등급부터 불량한 5등급까지 다섯 단계로 나눈 이번 평가에서 5등급의 불명예를 안은 8개 금융사 중 3개가 PCA생명ㆍAIGㆍ에이스화재 등 외국계 보험사였고 4등급(미흡)을 받은 6개 회사 중에서도 3개가 씨티은행ㆍ메트라이프생명ㆍ알리안츠생명 등 외국계였다.
외국계 중 1등급을 받은 회사는 단 한 곳도 없었다.
‘민원’은 그 회사와 고객과의 관계를 보여주는 중요한 척도다. 그런데 ‘역사와 전통’으로 쌓인 금융노하우와 천문학적 규모의 총자산을 자랑하는 외국계 금융사들이 한국시장에서 고객들의 원성을 사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분명 교만과 거만 때문이다. 금융시장이 개방된 후 외국계 금융사들은 정말 잘 나가고 있다. 생보업계를 예로 들면 외국계 생보사들의 시장점유율이 2002년 9.9%에서 2006년 말 18.9%로 5년 만에 2배나 성장했다.
외국계 금융사들의 노력도 물론 있었겠지만 ‘외국계 금융사는 좀더 믿음이 간다’는 프리미엄도 상당한 역할을 했을 것이다. 그렇게 규모가 커지고 수익 기반이 안정되자 이제는 그들이 잘난 체 하며 고객들을 우습게 보고 있는 것이다.
금융시장에서의 경쟁은 앞으로 더욱 치열해진다. 국경과 권역도 무의미해질 수 있다. 지금까지의 승승장구가 미래에도 보장되지는 않는다. 외국계 금융사들이 스스로 자신을 돌아봐야 할 때가 지금이다.
‘교만은 패망의 선봉이요, 거만은 넘어짐의 앞잡이니라’는 성경 말씀을 외국계 금융사에 들려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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