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의 중국계 주중 미국대사로 관심을 끌었던 게리 로크(사진) 대사가 옆집 아저씨 같은 소탈한 모습으로 부임 3개월 만에 중국인들 사이에서 일약 '스타'로 떠올랐다. 전례 없는 그의 대중적 인기는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를 감소시키기 위해 발로 뛰는 그의 '세일즈 외교'성과를 올리는 데도 한몫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1일 친숙한 중국인의 외모를 가졌지만 고압적인 중국 관료와 정반대의 서민적인 생활을 즐기는 로크 대사가 중국의 언론과 인터넷 상에서 스타로 부상했다고 전했다. 로크 대사는 지난 8월 중국으로 부임하기 전 시애틀 공항에서 배낭을 메고 쿠퐁으로 스타벅스 커피를 사는 모습이 포착된 이래 중국 네티즌들 사이에서 인기를 누리기 시작했다. 부임 이후에도 비행기의 이코노미 클래스를 이용하거나 만리장성 케이블카를 타기 위해 관광객들 틈에서 줄을 서 있는 사진이 인터넷으로 퍼져 나가면서 중국 관료와는 정반대의 소탈한 그의 모습에 중국인들이 찬사를 아끼지 않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미국 대사에게 쏟아지는 찬사와 국민들의 열광적인 관심에 대한 중국 지도자들의 심경은 곱지 않다. WP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관영 매체들이 로크 대사에 대한 비난적인 논평 때문에 네티즌들로부터 엄청난 항의를 받자 최근에는 관영 언론에 로크 대사 관련 기사를 가급적 쓰지 말도록 권고하고 있는 실정이다. 로크 대사는 환율정책이나 지적재산권 문제 등에서 철저하게 미국의 입장을 대변하며 강경하게 중국을 압박하고 있지만, 중국인들은 그보다는 그의 배낭과 스타벅스 쿠퐁, 이코노미석 등에 관심을 쏟고 있다고 WP는 덧붙였다. 이 같은 그의 인기는 대중 무역적자 폭을 줄이기 위한 그의 세일즈 외교에도 적잖은 도움이 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통신은 로크 대사가 미 기업들의 대중 수출 증진을 위해 특정 산업의 수출계약 협약식 등에 일일이 참석하며 중국 각지를 발로 뛰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대사의 참석은 지방정부 최고지도자는 물론 미 기업들이 접하기 어려운 국영기업 관계자들을 행사장으로 불러모으기 때문에 중국에 진출한 미 기업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열어준다는 것이다. 로이터통신은 "로크 대사는 자신의 유명세를 통해 기계류부터 환경 조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미국 제품을 판촉하고 있다"며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정치적 골칫거리인 대중 무역적자를 해소하기 위한 노력"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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