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노조는 18일 파업 일정과 수위를 결정하는 쟁의대책위원회 1차 회의를 열었으나 결론을 내지 못하고 21일로 미뤘다. 21일은 중앙노동위원회의 쟁의조정 2차 결과가 나오는 날로 노조는 조정 결과를 보고 파업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현재까지 노사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는 상황을 볼 때 22일부터 부분파업에 돌입하는 시나리오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올해 최대 쟁점인 '통상임금 확대' 여부를 두고 노사 간 이견이 커 파업 장기화도 우려된다.
정규직과의 임금협상에 이어 비정규직 협의도 삐걱거리고 있다.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다루는 사내하청 특별협의가 이날 오후3시 울산공장 본관 아반떼룸에서 열릴 예정이었지만 비정규직 울산지회가 이를 반대하면서 무산됐다.
사내하청 특별협의는 5개의 주체(현대차, 사내하청업체, 금속노조, 현대차지부 정규직, 현대차 비정규직 3지회-울산·전주·아산)가 참여하는 협의로 이 가운데 비정규직 울산지회만 강경 노선을 고수하며 회의에 빠져 있다.
당초 비정규직 울산지회는 최근 불참선언을 하며 아산과 전주지회 협의에 대해 존중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비정규직 울산지회는 이날 대자보를 통해 "현대차 비정규직 3지회 모두가 동의하는 불법파견 특별교섭을 진행해야 한다"며 "최소한 사측이 불법파견을 인정하고 조합원 배제 없는 생산하도급 전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것만이 10년 동안 끌어온 불법파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입장을 바꿨다.
비정규직의 전원 정규직을 고집하는 울산지회는 이날 잠정합의가 이뤄질 것이라는 소식에 오후2시 긴급 파업지침을 내리고 정규직 노조 사무실을 점거했다.
교섭위원들이 노조사무실을 떠나 본교섭장으로 이동하는 길목을 차단하면서 협의를 무산시켰다.
사내하청 특별협의는 지난 2010년 700여명의 조합원들이 25일간의 울산1공장 CTS공정을 점거한 것을 계기로 2012년 5월 첫 상견례를 가졌다.
그 사이 비정규직 최병승씨 등 2명이 철탑에 올라 296일 동안 고공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우여곡절을 겪은 비정규직 사태가 울산지회를 제외한 전주·아산지회의 결단으로 이날 잠정합의로 마무리되는 듯했으나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잠정합의 내용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특히 21일과 22일은 비정규직 1,600여명이 제기한 '근로자 지위확인 집단소송' 1심 판결을 앞둔 시기로 노조 내 갈등이 증폭되면서 꼬인 실타래가 풀리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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