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위기 재발을 막고 투기 수요를 차단하기 위한 대책이 잇따르고 있다. 미국과 프랑스에 이어 독일 정부도 금융감독기구의 은행에 대한 규제 권한을 대폭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미국에서는 에너지 분야의 투기 수요를 억제하는 대책이 새로 나왔다. 7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최근 독일 정부는 연방금융감독청(Bafin)에 부실은행 경영진의 해고는 물론 은행 허가 취소와 주주 승인 없이도 구조조정을 단행할 수 있는 권한을 주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금융위기 이후 도입된 은행에 대한 현재의 비상 개입 권한을 영구적인 조치로 바꿔 금융위기 재발을 막으려는 의도라고 신문은 분석했다. 이 같은 규제 방안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오는 9월 총선에서 승리, 총리로 재선임될 경우 가속화될 전망이다. 현재 메르켈 총리의 기민당(CDU)-기사당(CSU) 연합은 경쟁상대인 사민당(SPD)에 비해 높은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다. 또 보수 연정 파트너인 자민당(FDP)이 얻을 표까지 감안하면 법안의 통과 가능성은 높다. 미국에서는 에너지 시장에 대한 투기 수요를 억제하기 위한 대책이 쏟아졌다. 지난해 7월 유가가 147달러까지 치솟아 홍역을 치렀던 미국에서는 원유 등 에너지에 대한 투기 규제를 막아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미 연방거래위원회(FTC)는 6일(현지시간) "에너지 부문의 불공정 거래에 하루 100만 달러의 벌금을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FTC는 가격을 엉터리로 발표하거나 석유 생산 관련 결정을 허위로 공개하는 것, 그리고 거래가 잘 이뤄지는 것처럼 위장 매매하는 것 등이 규제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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