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 등 경기북부 지역으로 통하는 길목인 서울 도봉구 도봉동 일대 부동산시장이 연이은 호재에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일산~퇴계원 구간이 개통되면서 고질적 교통난에 시달려왔던 도봉동 지역에도 숨통이 트이고 있다. 1ㆍ7호선 도봉산역에서 불과 1km 떨어진 외곽순환도로 의정부IC로 진입하면 퇴계원ㆍ구리를 거쳐 30~40분이면 강남지역에 닿을 수 있다. 평소 1시간30분 이상 걸리던 강남행 승용차길이 절반 이하로 크게 단축된 것이다. 이 일대에는 2,700여가구 규모의 대단지인 도봉한신아파트를 비롯해 동아에코빌, 삼환, 유원, 극동, 도봉파크빌 등 중소규모 단지들이 중랑천변을 따라 밀집해 있다. 도봉한신 주민 김모 씨는 “편도 1,900원의 통행료가 다소 부담스럽긴 하지만 강남 출퇴근 시간이 크게 줄어 그동안 쌓였던 스트레스가 확 풀리는 기분”이라며 외곽순환도로 개통을 크게 반겼다. 도봉동의 ‘경사’는 이 뿐만이 아니다. 도봉산역에서 도봉산 입구로 이어지는 약 5만여평이 생태공원으로 거듭난다. 습지 관찰원과 작물 재배원 등을 갖춘 생태숲을 중랑천과 연계한 대규모 녹지축으로 꾸미겠다는 게 서울시와 도봉구의 계획이다. 지난 3월 그린벨트에서 해제된 도봉산역 인근의 도봉동 280번지 일대 새동네ㆍ안골 2만여평도 1종 지구단위계획구역으로 지정되면 친환경 공원으로 조성될 가능성이 커 이 일대가 서울 북부를 대표하는 녹지축으로 거듭날 전망이다. 옛 창동 국군병원 부지에 들어서는 법조타운은 오는 2010년 개청을 목표로 올 12월 서울북부지법부터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다. 북부지검 청사도 최근 설계자가 결정됐다. 법조타운 조성과 함께 주변 도봉동 626번지 일대는 업무ㆍ편의시설 위주의 도봉역세권으로 개발된다. 김상철 도봉구 도시관리국장은 “법조타운과 생태공원 조성 등으로 낙후됐던 도봉동 일대가 쾌적하면서 깔끔한 주거환경을 갖출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여러 호재들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인 시장 침체와 부녀회 담합의 영향으로 아파트 거래는 실종된 상태다. 도봉동 일대 주요 단지들이 10년을 넘긴 아파트여서 선호도가 비교적 떨어지는 데다 최근 호가가 크게 올라 매수세가 거의 없다. 도봉한신 31평형의 경우 시세는 2억~2억5,000만원에 형성돼 있지만 실제로는 로열층이 2억~2억1,000만원 정도라는 게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오히려 인접한 방학동 지역의 비교적 새 아파트인 삼성래미안과 대상타운현대 등이 평당 1,000만원을 웃도는 강세를 보이고 있다. 도봉동 B공인 관계자는 “워낙 선호지역이 아니었기 때문에 호재들이 시세에 반영되려면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라며 “실수요자라면 저렴한 가격과 주변환경에 매력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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