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67로 지킨 것은 정수. 백을 차단하고도 싶은 장면이지만 백에게 우상귀의 삼삼을 빼앗기는 날이면 실리로 뒤떨어지게 되므로 모험일 것이다. 백88로 연결하여 일단 백이 포인트를 올렸다. 흑89로 참고도1의 흑1에 젖히면 백8(3의 왼쪽)까지 큰 패가 나는데 백에게는 A방면에 기분좋은 팻감이 여러 개 있으므로 흑이 견딜 수 없다.
"백74는 조금 심한 것 아닐까?"(필자)
"바로 이런 수가 강동윤 스타일이에요. 무조건 최강수로 가고 봅니다. 강동윤 본인도 이 수를 최대한 버틴 수라고 자인하더라고요. 아직도 백이 조금 모자란다고 생각했대요."(홍상희 리포터)
흑으로서는 일단 85로 차단하지 않을 수 없다. 우변쪽에 백의 미생마가 떠있는 마당이므로 더더욱 차단하고 싶은 터이다.
백78은 흑79와 교환되어 부분적으로는 악수가 분명하다. 그러나 실전파인 강동윤은 악수인 줄 뻔히 알면서도 이 수순을 일부러 치렀다. 거기에는 그럴만한 사정이 있었다.
백78을 두지 않고 그냥 80의 자리에 두면 어떻게 되는가. 흑은 참고도2의 흑2 이하 8을 선수로 두고(백9는 5의 왼쪽) 흑10으로 끊게 된다. 백은 11 이하 19로 둘 수밖에 없는데 흑20이 놓이고 보면 백은 소탐대실을 한 꼴이 된다. 그래서 강동윤은 부분적으로 악수가 분명한 실전보의 백78을 두어 치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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