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총리는 지난 4일 후나다 하지메 자민당 헌법개정추진본부장과 만난 자리에서 "지금까지 논의가 진척된 상황을 볼 때 (개헌) 국민투표는 내년 참의원선거 이후가 되지 않겠느냐"는 후나다 본부장의 설명에 대해 "그것이 상식일 것"이라며 공감을 표했다고 일본 언론들이 5일 일제히 보도했다. 아사히신문은 자민당이 참의원선거의 최대 쟁점으로 부각시킬 것이라며 선거가 끝나고 이르면 오는 2016년 말에서 2017년 상반기 중 국민투표를 실시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후나다 본부장도 아베 총리와의 회동 후 기자들에게 "참의원선거 이후 국회 발의를 거쳐 (개헌안을) 국민투표에 부치는 그림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중의원은 연립여당(자민·공명당)이 3분의2석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내년 참의원선거에서도 의석 수 3분의2 이상을 확보해 개헌안 발의 정족수를 채운 뒤 본격적인 절차에 돌입하겠다는 공산이다.
개헌 속도에 대해서는 "한 번에 모두 개정하기에는 무리가 따르므로 여러 차례에 걸쳐 개정할 것"이라고 후나다 본부장은 덧붙였다. 우선 추진하는 개정 내용으로는 △환경권 신설 △대규모 재해나 유사시 개인 권리를 제한하는 '긴급사태 조항' 신설 △재정 건전화를 위한 재정규율 조항 신설 등이 거론되고 있다. 아베 정권 개헌 논의의 핵심은 일본의 교전권을 부정하는 제9조 개정이지만 연립여당인 공명당을 비롯한 반대 여론을 의식해 일단 여야 간에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된 사안들부터 단계적으로 추진하겠다는 방침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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