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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전셋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경매로 내집 마련에 나서는 수요자가 급증하고 있다. 특히 전셋값이 급등한 수도권 내 아파트 경매시장에서는 어느 해보다도 치열한 입찰 경쟁이 이뤄지는 모습이다. 21일 지지옥션에 따르면 올해 수도권 아파트 경매의 평균 응찰자 수는 7.8명으로 지난해 6.5명에 비해 증가했으며 경매통계 조사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낙찰률 역시 47.7%를 기록, 전년도 대비 6%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창동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전세의 월세 전환이 가속화하면서 전세매물이 급속히 줄어들자 아파트 경매 경쟁률도 높아지는 추세"라며 "다만 단순히 시세보다 저렴하다는 점만 믿고 무작정 입찰에 나섰다가는 기대에 못 미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는 만큼 신중한 입찰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파트 고가 낙찰 감안해야=최근 수도권 아파트 경매시장에서 유의해야 할 점은 고가 낙찰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는 것이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이 높아진 만큼 단순히 싸게 살 수 있다는 생각을 경계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내년에도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전세 물량이 지속적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돼 고가 경쟁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특히 85㎡(이하 전용면적) 이하 중소형 아파트의 경우 낙찰가율 90% 이상의 고가 낙찰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과열 경쟁을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지난 3일 서울남부지법에서 한 차례 유찰돼 최저입찰가격이 3억2,000만원으로 나온 강서구 내발산동 마곡수명산파크4단지 84㎡의 경우 시세를 웃도는 수준에 낙찰됐다. 실수요자들의 선호도가 높은 중소형인데다 입주 6년차의 비교적 새 아파트라는 것도 매력으로 작용해 무려 18명이 경합을 벌인 끝에 감정가(4억원)를 훌쩍 넘어선 4억1,190만원에 낙찰된 것이다.
현재 이 아파트 84㎡의 시세가 4억1,000만원 안팎인 점을 감안하면 경매로 큰 이득을 봤다고 판단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정대홍 부동산태인 팀장은 "입지여건이 좋은 알짜 물건의 경우 수십 명이 입찰에 참여하는 과열경쟁은 물론 호가 상승으로 경매 진행 전 취소되는 일도 빈번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시세차익을 기대하는 투자자들이라면 아직 70~80%대의 낙찰가율을 보이는 중대형 아파트에 관심을 두는 것이 좋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중대형 아파트의 낙찰가율도 상승 추세지만 시세에 비해 훨씬 저렴하게 살 수 있는 경우가 많다. 또 입지여건이 좋고 주차장 시설이 있어 비교적 환금성이 확보돼 있는 다세대·연립 등으로 투자 시야를 넓히는 것도 한 방법이다.
◇관심 가져 볼만한 우량 물건은 어디=우선 서울 강남구 개포주공5단지 501동 11층 1106호가 경매에 나왔다. 1983년 10월 준공한 6개동 940가구 규모의 단지로 83.17㎡, 방 3개 욕실 1개에 복도식 구조다. 최초감정가 9억2,700만원에서 1회 유찰돼 이번 경매 최저매각가는 7억4,160만원이며 소유자가 직접 점유하고 있어 명도에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란 분석이다. 입찰은 오는 30일 서울중앙지방법원 경매 1계에서 예정돼 있다. 개포동 G공인 관계자는 "지하철 분당선 개포동역이 단지에서 도보 3분 거리에 있으며 경기여자고등학교, 개포초등학교 등 교육여건이 좋다"고 말했다.
서울 양천구 목동신시가지 608동 9층 904호는 24일 서울남부지방법원 경매 7계에서 경매에 부쳐진다. 1986년 11월 준공한 15개동 1,322가구 대단지로 해당 물건은 12층 건물 중 9층이다. 115.19 ㎡, 방 4개 욕실 2개에 복도식 구조다. 9·1대책에 따른 대표적인 재건축 수혜 단지 중 하나로 소유자가 전입하고 있어 명도에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최초감정가 10억5,000만원에서 1회 유찰돼 이번 경매 최저매각가는 8억4,000만원이다.
22일에는 경기 성남시 분당구 야탑동 아이파크 102동 14층 1401호에 대한 입찰이 성남지원 경매3계에서 예정돼 있다. 2003년 12월 준공한 5개동 270가구 단지로 해당 물건은 15층 건물 중 14층이다. 177.72㎡, 방 4개, 서재 1개, 욕실 2개에 계단식 구조다. 법원임차조사서상 채무자 및 대항력이 없는 임차인만 존재하므로 낙찰 이후 입찰자에게 인수되는 권리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최초감정가 10억5,000만원에서 1회 유찰돼 이번 경매 최저매각가는 7억3,50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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