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은 이날 회동 직후 짤막한 성명서를 내 "오바마 대통령이 옐런 의장을 집무실로 초청해 미국과 글로벌 경제전망, 월가 금융시장 규제, 소비자보호법 실행 등 경제 이슈를 논의했다"고 밝혔다. 연준은 논평을 내놓지 않았다. 이날 면담에서 옐런 의장이 금융개혁 방안이나 경제전망에 대해 어떤 의견을 제시했는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다만 오바마 대통령이 일주일 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와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아시아 순방에 나서는 만큼 아시아와의 무역협정, 경제성장, 중국 위안화 평가절상 등이 논의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도 회동 직전 브리핑에서 "대통령이 순방을 앞두고 연준 의장과 만나는 것은 당연하다"고 설명했다.
이번 회담은 공화당의 반발을 의식해 비공개로 이뤄졌고 포토세션도 없었다. 연준 이코노미스트를 지냈던 마이클 페롤리 JP모건체이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과거에도 대통령과 연준 의장은 정례적으로 회동했다"며 "연준 독립성 훼손은 우려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하지만 시점 자체가 공교로워 오바마 대통령이 재임 6년간의 경제적 치적을 강조하기 위한 정치적 이벤트라는 의혹도 여전하다. 오바마 행정부는 지난주에도 올 3·4분기 미 성장률이 지난 2003년 2·4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고 실업률도 6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는 점을 내세우기도 했다. 민주당원인 옐런 의장 역시 최근 민주당의 선거 어젠다와 비슷한 '부의 불평등 개선'을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미국 내 강경 보수세력인 '티파티' 단체 중 하나인 '미국의 원칙'은 "옐런 의장이 선거 전날 대통령과 만남으로써 연준을 전례 없이 정치화했으며 그가 위험한 선을 넘으면서 연준의 신뢰성도 추락했다"며 맹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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