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단지 웃돈 7,000만원 전매제한 풀리면 가열 전망
●허허벌판 입주아파트
3,000가구에 마트 2개 뿐 대중교통도 턱없이 부족
민간분양 흥행 불패 기록을 이어가며 분양시장 상승세를 이끌고 있는 위례신도시의 명암이 최근 극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이달 재개되는 민간 분양시장은 과열 조짐을 보일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지만 입주가 이뤄진 공공아파트 주변은 신도시 초기의 황량한 모습을 지속해 입주민들의 불편이 가중되는 상황이다.
18일 서울 지하철8호선 복정역 인근 위례신도시 모델하우스 밀집지역은 평일 오후임에도 방문객과 '떴다방' 관계자들로 북적거렸다. 떴다방 간이테이블 주변으로 수십명씩 몰려 프리미엄(웃돈)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었다. 반면 신도시 내부 허허벌판에 덩그러니 들어선 'LH 22단지'와 'LH 24단지'는 이미 입주가 시작됐음에도 도로조차 정비되지 않아 흙먼지만 가득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위례신도시가 돈이 될 만한 투자처로 각광받아 민간아파트 시장에 사람들이 몰리는 반면 기존 공공아파트 입주자들의 삶의 질 향상에는 관심이 부족해 안타까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5,000만원 프리미엄에 일부단지 전매제한 풀려=위례신도시 민간분양 아파트는 지난해 강남권 재건축과 함께 분양시장을 이끄는 '우량주'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최근 들어서는 위례 민간아파트 분양권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휴먼링 안에 위치한 위례2차 엠코타운 센트로엘을 시작으로 민간분양이 재개되는데다 지난해 분양한 '래미안 위례신도시' '위례 힐스테이트' 등의 전매제한이 올 5월부터 잇따라 풀리기 때문이다. 인근 부동산중개업소들에 따르면 지난해 분양한 민간아파트의 경우 대부분 2,000만~3,000만원가량의 웃돈이 붙어 있고 일부 단지의 로열층에는 최고 7,000만원의 프리미엄이 붙어 있다. 이 지역 H공인 대표는 "전망이 좋은 래미안 위례신도시 105동·107동의 30평형은 이미 6,000만~7,000만원의 웃돈이 붙었는데도 구매 문의가 끊이지 않는다"며 "하반기에는 1년 전매제한이 풀리는 단지들이 대거 등장하기 때문에 분양권 시장이 더욱 뜨거워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2,949가구 규모 단지에 소형마트 2개뿐=장밋빛 전망이 가득한 민간분양 시장과 달리 위례 공공아파트 입주민들의 불만은 커져가는 상황이다. 지난해 12월 입주를 시작한 LH 22단지(1,139가구)와 LH 24단지(1,810가구)에는 이미 전체 가구 수의 90%가 넘는 2,630가구가 이사를 마쳤지만 각종 편의시설은 전무할 정도로 부족한 형편이다.
현재 24단지에는 마트 1개, 편의점 1개만 입점해 있고 22단지에는 마트 1개, 편의점 1개, 약국 1개, 소아과 1개가 전부다. 일상생활에 꼭 필요한 은행·병원·세탁소 등 편의시설은 하나도 찾아볼 수 없다. 22단지 입주민인 김모(35)씨는 "생활이 불편할 것을 어느 정도 예상하고 왔지만 막상 와보니 정말 아무것도 들어서지 않고 있다"며 "트랜짓몰 인근에 민간아파트가 들어서는 2016년이나 돼야 은행 등 편의시설이 늘어날 것이라는 얘기를 들어 답답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대중교통 부족, 소음, 분진 등 입주민들이 겪고 있는 애로사항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서울 도심으로 접근할 대중교통은 버스 4개 노선(15·50·440·3012번)이 유일한데다 개통예정인 '위례내부선 전철' '위례~신사 경전철'은 아직 착공시기조차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다. 또 오는 3월 개교를 앞둔 송례초·중학교 및 서울솔가람유치원 인근의 도로 정비가 끝나지 않아 학교로 이어지는 인도에 흙먼지와 각종 쓰레기가 가득하고 사고 위험도 높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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