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31일부터 사흘 동안 알래스카를 방문해 주민들을 만나고 빙하 지역 등 기후변화 피해현장을 둘러볼 예정이다. 특히 31일에는 미 국무부 주최로 알래스카주 앵커리지시에서 열리는 북극 다자 간 고위급회담에 참석해 연설한다. 지난 주간 연설에서 기후변화로 알래스카가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다고 강조한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연설에서 재차 온난화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며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세계 각국의 합의를 촉구할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 대통령은 1년반 정도 남은 임기 내 기후변화 대책을 마무리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달 초 오바마 행정부는 오는 2030년까지 앞으로 15년 동안 화석연료 의존도를 줄여 온실가스 배출량을 지난 2005년 대비 32%나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또 이번 알래스카 연설에서 12월로 예정된 프랑스 파리 기후변화 당사국총회에서 각국이 합의에 도달하도록 암묵적으로 압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극 다자 간 고위급회담에는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을 비롯해 북극 이사회 소속 8개국과 한국을 포함한 정식 옵서버 12개국의 외교장관 또는 장관급 고위인사들이 참석한다. '글래시어(Glacier·빙하) 정상회의'로 불리는 이번 회담에서는 △기후변화에서 북극의 고유한 역할 △북극 기후대응과 적응계획 △북극해, 환경보호, 지역사회 지원 등을 의제로 다룰 예정이다. 회의 내용에 따라 과학자들과 비정부기구, 산업계 대표, 북극 원주민 대표들도 참석한다.
한편 환경단체 등은 오바마가 위선적이라고 날 선 비판을 가했다. 바로 일주일 전 다국적기업 로열더치셸에 알래스카 북서해변 석유 시추권을 허가한 오바마 정부를 신뢰할 수 없다는 것이다. 니콜 휘팅턴-에번스 와일더니스 소사이어티 알래스카 감독관은 "오바마가 북극해를 보호하는 데 큰 진전을 보인 것은 맞지만 북극해 원유 시추를 허락한 이번 결정은 실망스러웠다"며 "이 점이 바로 우리가 오바마를 믿을 수 없는 이유"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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