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은 휴전 소식이 전해진 26일(현지시간) "우리 모두는 (휴전이) 확실한 것이 아닌 단지 기회일 뿐이라는 점을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사태의 장기적 해결을 위해서는 근본적인 문제에 대한 합의가 필요하다"며 "이스라엘은 테러리스트로부터 해방돼야 하며 팔레스타인은 스스로 삶을 재건할 사회·경제적 기회를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현지시간으로 이날 오후7시부터 무기한 휴전에 돌입했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봉쇄를 일부 풀어 무너진 민간 건물의 복구를 위한 자재나 인도적 차원의 구호물자 반입을 하가했으며 가자 주민의 통제구역도 축소하기로 했다. 아울러 가자지구 연안에서 3마일 이내로 제한됐던 조업가능 수역도 6마일로 확대됐다. 대신 하마스는 가자지구 국경 통제권을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에 넘겨주기로 했다.
지난 7월8일 이후 2,140여명의 팔레스타인인과 70명에 가까운 이스라엘인의 목숨을 앗아간 교전을 일단락 지은 양측은 다음달 카이로에서 이집트 정부가 중개하는 협상에 돌입한다. 이 협상에서 분쟁의 근본 원인인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봉쇄를 종식할 수 있는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교전은 언제든 다시 시작될 수 있다. 하마스는 가자지구 봉쇄 해제와 이에 따른 가자 국제공항(야세르아라파트국제공항) 및 항만 재건을 허락해줄 것을 이스라엘에 요구했다. 반면 2007년 하마스의 가자지구 장악에 대응해 봉쇄를 시작한 이스라엘은 하마스의 무장해제가 먼저라는 입장이다. 양측이 서로의 입장을 고수해 전향적 결과가 나오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성명에서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지 못하는 평화협상은 또 다른 폭력사태를 위한 무대장치에 불과하다"며 양측의 적극적인 노력을 촉구했다.
이 밖에도 하마스는 이번 교전의 발단이 된 유대인 학생 납치살해에 관련돼 요르단강 서안에서 체포된 수감자들의 석방을 요구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교전 중 사망한 자국 전사자들의 유해와 유품을 돌려받는 문제를 협상 의제로 올릴 방침이다.
한편 AP통신은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이 협상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의 개입으로 양측이 어떤 식으로든 합의를 이룬다면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가자지구에서 잃어버린 영향력을 되찾을 계기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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