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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대표들 '살신성인' 촉구
安 "지역민과 약속 중요" 거부
문재인 대표엔 부산출마 권유
부정부패 연루자 공천 불이익
강도 높은 인적쇄신안도 추진
朴 "검찰에 공천권 안돼" 반발
연쇄탈당 등 분열 가속화 우려
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원회가 23일 마지막 혁신안을 발표하며 문재인 대표에게 총선 불출마를 철회하고 부산에 출마할 것을 권유했다. 이해찬·김한길·안철수 등 전직 대표들에게는 열세 지역에 출마하는 살신성인을 촉구했다. 혁신위는 부정부패 연루자를 공천 심사에서 불이익을 주는 내용도 발표하는 등 강도 높은 인적쇄신안을 밝혀 반발하는 세력의 연쇄 탈당이나 신당행 등으로 야권 분열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혁신위는 이날 뇌물, 정치자금법 위반, 개인비리 등으로 기소돼 형이 확정되지 않더라도 1심이나 2심 등 하급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후보자도 공천 심사 대상에서 제외하는 등 관련 규정을 대폭 강화했다. 규정대로면 2심에서 유죄를 받은 상태인 박지원·김재윤 의원은 공천 심사에서 배제되고 비리 혐의로 기소된 신계륜·신학용 의원 등도 정밀심사 대상이다. 일부 예외조항을 뒀지만 당사자들이 강하게 반발할 수밖에 없다.
박지원 의원은 트위터에서 "예외조항이 있다고 하지만 검찰에 우리 당의 공천권을 맡겨서는 안 된다"고 지적해 혁신위 방침에 강한 거부감을 나타냈다.
혁신위는 문 대표에게는 "총선 불출마를 철회하고 부산에서 총선 승리의 바람을 일으켜달라"고 요구했다.
전직 당 대표들을 향해서는 "정세균·이해찬·문희상·김한길·안철수 의원 등 전직 대표들은 분열과 좌절을 넘어 통합과 승리를 위해 살신성인을 실천해달라"며 "당의 열세 지역 출마를 비롯한 당의 전략적 결정을 따라달라"고 촉구했다.
혁신위는 계파주의와 기득권 타파를 위한 필요성을 강조하며 숫자는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일부에서는 호남 중진들의 수도권 차출 가능성을 점쳤다. 앞서 19대 총선에도 정동영·정세균 상임고문과 김효석·윤선호 의원 등이 호남 불출마를 선언하고 수도권 격전지에 출마했다.
문 대표는 "우리 당에서 중요한 위치에 있는 사람일수록 더욱 희생해야 하며 저는 대표인 만큼 솔선수범할 위치에 있다고 생각한다"며 혁신위 방침을 수용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문 대표는 부산 출마 가능성에도 "심사숙고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안 전 대표는 "정치인은 지역주민과의 약속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사실상 거부 방침을 시사했다. 호남 3선 의원들도 혁신위의 요구에 불쾌감을 나타내고 있으며 이미 박주선 의원은 지난 22일 탈당 후 신당 창당을 선언했다. 현 지역구가 아닌 격전지 차출을 요구 받을 경우 추가 탈당이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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