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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원규 광장 대표변호사 "전문분야별 협업으로 최고 법률서비스"

로펌 업계 능력주의 팽배해있지만 30여개팀 협력·양보 특유의 전통<br>대표변호사도 부문별로 모두 7명… 소속 변호사 섬세한 관리 가능


"변호사는 사건 당사자 즉, 의뢰인의 주장을 재료 삼아 밥상을 차리는 사람입니다. 그 차려진 밥상을 놓고 판사는 편견 없이 맛을 음미하고 어느 쪽이 우세한 지 공평하게 판가름 하는 거지요."

강산이 세 번 바뀌는 동안 줄곧 판사의 삶을 살아오다 3년 전 서울가정법원장을 끝으로 법무법인 광장으로 옮긴 유원규 대표변호사는 이렇게 두 직업의 차이점을 명료하게 설명했다.

유 대표변호사는 무엇보다 변호사가 '창조적인 사고방식'에 바탕을 두고 논리를 다듬어 나가야 한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다. "법률을 잘 모르는 의뢰인의 주장과 억울함을 법률적으로 정리해 판사에게 전달하려면 재구성이 필수적"이라고 지적한 그는 "사건에 따라 밥이 좋을 지 죽이나 누룽지가 좋을지 다 다른 법이기 때문에 변호사는 음식재료의 맛이 가장 잘 우러나는 방식을 택해 멋진 밥상을 차려야 한다"고 말했다.

후배 법조인들에게도 이 같은 철학을 전하고 있다는 유 대표변호사는 산만하게 흩어진 의뢰인의 이야기를 법률가의 말로 요약하고 정리하는 과정에서 변호사 개인은 물론 로펌의 능력이 드러난다고 강조했다. 그런 면에서 유 대표변호사는 자신이 몸담고 있는 광장의 업무 시스템에 크게 만족하고 있다는 얘기도 빼놓지 않았다.

"광장은 금융, IP(지적재산ㆍIntellectual Property), 기업자문 그리고 송무라는 4개의 전문부문이 있고 그 아래 공정거래와 조세와 같은 30여 개의 전문팀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의뢰가 들어오면 고객에게 가장 적합한 법률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여러 영역의 변호사들이 한 팀으로 꾸려져 협업(Co-work)을 하지요."

유 대표변호사는 이 협업 체계가 중요한 이유에 대해서도 말을 아끼지 않았다. "로펌은 고객을 위해 존재합니다. 송무 분야의 경우 훌륭한 인재를 영입해 변론이나 각종 서면의 품질을 높이는 데 힘쓰고 있고, 다른 전문 분야의 변호사들과도 협업하면서 효율적으로 고객의 필요에 부응하고 있습니다."

광장이라는 이름으로 변호사들이 뭉쳤기 때문에 무리한 사건수임에 힘을 빼는 대신 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이야기도 거듭 강조했다.

하지만 능력대로 대접받는 분위기가 팽배한 로펌 업계에서 정말 협업이 가능할까. 기자가 의심을 담아 질문을 던지자 유 대표변호사는 '그렇다'고 응수했다. "물론 회사마다 다를 수 있을 것"이라고 운을 뗀 그는 "광장을 창업했던 이태희 변호사가 후배들에게 모든 것을 양보하고 은퇴한 전통, 그리고 서로를 위해 협력하고 양보하는 특유의 문화가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창업 이래 금융ㆍIPㆍ기업자문ㆍ송무의 4개 부문을 유지해오고 있는 광장은 지난 2009년 창업주인 이태희(73) 변호사가 떠나면서 특이한 경험을 한다. 한진그룹 고 조중훈 회장의 맏사위이자 한국 로펌 1세대인 이 변호사는 은퇴를 결정하면서 로펌에서 자신의 흔적을 모두 지우고 떠났다. 로펌의 지분은 물론 운영위원회에서 창업주에 대한 예우로 후배들이 매달 지급하겠다는 돈도 모두 고사했다. 실무에서 손을 떼더라도 지분은 유지하는 것이 로펌 업계의 일반적인 분위기인 것에 비춰볼 때 이례적인 일이었다. '후배들에게 부담을 주기 싫다'는 것이 이유였다.

한 사람에게 집중되는 권력보다 견제와 협력을 통해 여럿이 함께 만들어 가는 회사를 꿈꿨던 이 대표변호사가 그렇게 떠나자 남은 사람들이 제 몫을 주장할 필요도 명분도 없어졌다. 그리고 광장은 다수의 대표변호사가 이끌어 나가는 체제가 굳어졌다.

현재 광장의 대표변호사는 올해 초 선임된 유 대표변호사를 제외하고도 6명이 더 있다. 윤용석ㆍ김병재ㆍ박용석 대표변호사, 증권 부문의 정호영 대표변호사, IP 부문의 김재훈 대표변호사 총 7명이다.

너무 많은 수의 대표변호사가 오히려 빠른 의사결정에 해가 되지 않냐는 질문에 유 대표변호사는 "마음을 제대로 합칠 수 있다면 나쁠 것 하나 없다"고 답했다. 이어 그는 "각 부문별로 100명이 넘는 변호사들이 속해있지만 부문대표가 따로 있어서 소속 변호사들에 대한 섬세한 관리도 가능하다"고 전한 뒤 "부문간 협의가 존중돼 온 문화가 있어서 대표 수가 많은 것이 오히려 대외활동 할 때 큰 도움이 된다"고 소개했다.

송무 분야의 전문가인 유 대표변호사는 협업을 위해 기업자문이나 금융 분야의 후배 변호사들과 함께 일할 때면 그들의 새로운 생각에 놀라는 일이 많다고도 전했다. 광장은 소속 변호사(associate)들의 교육을 위해 미국 영국 호주 중국 등 해마다 20여명을 해외로 보내 유학과 실무 경험을 쌓도록 하고 있다. MBA나 특수 금융과정 학습에 대한 지원도 물론 포함돼 있다.




● 유원규 대표변호사는…

▦1952년 충남 서산 ▦사법시험 제 19회(사법연수원 9기) ▦서울 경기고 ▦서울대학교 법학과 ▦1979~1989년 서울민•형사지방법원 및 동부지원, 원주지원판사 ▦1991~1993년 대법원 재판연구관 ▦2000~2002년 부산고등법원 부장판사 ▦2002~2005년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 및 사법연수원 수석교수 ▦2006~2009년 서울서부지방법원장 ▦2009년 서울가정법원장 ▦2009년~ 법무법인 광장(Lee & Ko) 변호사 ▦2010년~ 법관징계위원회 위원 ▦2011년~ 성년후견제도특별위원회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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