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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조선업계가 불황에 허덕이는 가운데 현대미포조선이 잇따라 대형 수주계약을 체결하며 홀로 '빛'나고 있다. 현대미포조선은 최근 유럽소재 선주사와 2,085억원 규모의 벌크선 6척의 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등 올해 수주한 선박만 이미 60여척에 이른다. 현재까지 총 수주액은 총 21억6,000만달러에 이르며 이는 연간 수주 목표치인 23억달러의 94%에 달하는 수준이다. 이 같은 성과는 현재 경기 특성에 적합한 중소형 선박 위주의 사업구조 때문이다. 수리조선소 시절부터 축적한 기술력과 영업네트워크가 업황 둔화기에 효과를 발휘하고 있는 셈이다. 수주잔액도 239척, 110억달러를 확보해둔 상태. 국내 대형 조선사 가운데 유일하게 2012년까지의 물량을 대부분 확보하는 등 안정적인 수주량을 가지고 있다. 지난해 수주 실적 5척과 비교하면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현대미포조선 관계자는 "금융위기 후 지난해까지만 해도 선주사들이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선박 발주가 거의 없었다"며 "올해 들어 서서히 회복 단계에 들어선 것으로 보이고 최근 중소형 벌크선을 중심으로 선박 발주가 빠른 회복세를 띠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기 사이클에 대한 변동성이 큰 대형 선박 건조는 아직은 부담스러워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적은 중ㆍ소형 선박을 선호하는 경향"이라고 덧붙였다. 하반기에도 중ㆍ소형 벌크선에 대한 수요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회사 관계자는 "당장 수주 목표 및 매출 목표치를 조정할 계획은 없지만 시장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경영 전략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현대미포조선이 올해 2ㆍ4분기에 8,676억원의 매출에 1,357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 가량 감소하지만 영업이익은 무려 60% 넘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대미포조선은 금융위기 후 선박 수주가 부진해 매출 감소가 불가피했으나 선가 상승으로 올해 조선업 현황 부진에 따른 매출 감소를 수익성 개선으로 극복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올해 영업이익률은 16% 오를 것으로 보인다. 현대미포조선은 우수한 재무구조로 다른 회사와는 다르게 금융비용을 지출하지 않는다는 장점도 갖고 있다. 지난 6월 기준 현금성 자산이 1조3,500억원을 기록, 조선업종 재무건정성 1위를 차지했다. 현대미포조선 관계자는 "타사와는 다르게 2분기 건조량을 오히려 늘렸고 건조물량 대부분이 PC선 단일선종으로 생산성을 극대화하고 있다"며 "하반기 수주와 수익성 개선에 더욱 힘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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