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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인문학 강좌' 졸업 노숙인등 209명
입력2008-12-19 17:37:13
수정
2008.12.19 17:37:13
'절망에서 찾은 희망'<br>6개월과정 마치고 새인생 설계 계기 마련 <br>"봉사하며 살고 싶어요"<br>철학·글쓰기·특강 등<br>2009년엔 대폭 확대계획
“길거리에서 10년 넘게 생활하면서 몸과 마음이 지쳐 있는 상황에서 스스로 위안을 가질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배움의 길을 주신 것에 감사를 드립니다” (노숙인반 김 모씨)
“전에 없던 삶에 대한 자존감과 희망의 새싹을 되찾을 수 있었습니다. 다시 일어나 무언가를 하고자 하는 활력이 생겼고 조금이나마 세상에 봉사하며 살고자 합니다”(저소득주민반 권 모씨)
삶을 포기하다시피 한 노숙자, 하루하루 생활고에 찌든 저소득층 주민…. 평생 대학 문턱에라고는 갈 수 없을 것 같은 이들이 학사모와 가운을 입고서 가족들과 함께 뜻 깊은 졸업식을 맞이한다. 이들은 서울시가 노숙인 등 저소득 소외계층을 위해 올 4월부터 운영해 온 ‘인문학 강좌’ 졸업생. 철학ㆍ역사ㆍ문학 등 처음에는 어렵고 따분하기만 한 강좌였지만 6개월이란 짧지 않은 과정을 거치면서 차츰 ‘인문학’의 세계에 눈을 뜨게 된 이들은 한결같이 삶에 대한 희망을 찾았다고 말한다.
서울시는 20일 경희대학교 평화의 전당에서 인문학 강좌 ‘휴먼 서울시민, 인문학 코스’를 마친 첫 수강생 209명의 졸업식을 개최한다고 19일 밝혔다. ‘인문학 강좌’는 노숙인을 포함한 저소득 소외계층이 자기 성찰을 통해 스스로 일어날 수 있도록 자립 의지를 심어주고 새로운 인생을 설계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자는 취지로 서울시가 경희대와 협력, 운영해 온 차별화 된 복지 정책이다. 시는 참여자 특성별로 노숙인반, 자활근로반, 저소득 주민반 등으로 나눠 총 12개 반을 편성하고 각 반별 25명 내외로 구성했다. 총 310여 명이 강좌에 참여했지만 100명 가량은 중도에 포기하고 말았다.
강좌 운영 기관인 경희대는 그간 정규대학 수준의 체계적 강좌 운영을 위해 40여 명의 교수진을 편성, 철학ㆍ글쓰기ㆍ문학ㆍ역사 등 기본 강좌와 더불어 저명인사 초빙 특강, 문화 유적지 탐방 등 체험 프로그램도 함께 시행해 왔다. 특강에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조인원 경희대 총장, 소설가 공지영 씨, 도종환 시인 등 다양한 분야의 저명 인사들도 참여해 이들의 자활 의지를 북돋웠다.
신팔복 시 자활지원과장은 “올해 시범운영 결과 만족도가 높게 나타나 인문학 강좌를 대폭 확대 운영해 나갈 계획”이라며 “내년에는 1,500여 명이 참여할 수 있는 수준으로 강좌 운영을 늘릴 방침”이라고 말했다. 시는 교육과정을 마친 이들의 실질적 자립ㆍ자활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대책을 꾸준히 마련해 나갈 예정이다.
한편 강좌 참여자 162명을 대상으로 만족도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82.4%가 만족한다고 대답했고 새로운 과정을 개설하는 경우 73.3%가 참여 의사가 있다고 말해 참여자의 호응도가 매우 높게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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