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차 박신영(20·대방건설)이 8언더파 단독선두를 달리던 상황. 박신영은 상금순위 63위에 이 대회 전까지 최고 성적이 공동 10위일 정도로 무명에 가까웠다. '깜짝' 우승을 노리던 박신영은 그러나 14번홀(파5) 그린에서 1벌타를 받고는 리듬이 깨진 탓인지 15번홀(파4)에서 더블보기까지 적어 우승경쟁에서 밀려났다.
상황은 이렇다. 박신영의 두 번째 샷이 핀 앞 마운드에 멈췄다. 바람만 살짝 불어도 핀 먼 쪽으로 굴려내려갈 위태로운 상황. 박신영은 마커를 볼 뒤에 놓았고 볼이 굴러내려가자 아무렇지 않게 집어들었다. 이때 경기위원이 다가와 벌타 사실을 알렸고 정창기 경기위원장이 벌타임을 다시 확인했다. 결국 버디퍼트가 파퍼트로 변해 박신영은 2퍼트로 보기를 적었다. 경기 후 박신영은 "마크만 하면 정지 상태라고 생각하고 볼을 집어들었다"고 밝혔다. 이에 정 위원장은 "드롭 또는 플레이스를 한 경우 볼은 인플레이 상태가 되고 바람 등에 의해 볼이 움직였다면 볼이 멈춰선 자리에서 플레이해야 한다"는 골프규칙 20조 4항을 들었다. 마크를 한 뒤 볼이 움직였기 때문에 인플레이 상황의 볼을 집었다면 당연히 벌타라는 얘기다.
박신영은 아깝게 우승경쟁에서 탈락한 뒤에도 우승자 허윤경을 축하하는 성숙한 자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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