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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유연성 아쉬운 온실가스 감축목표

정부가 내년도 기업별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확정했다. 발전ㆍ에너지, 산업, 식료품, 건물, 교통, 폐기물 분야에서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480개 업체가 대상이다. 감축목표는 예상배출량에서 3.02%를 줄인 5억7,200만CO₂톤이다. 2012년 감축률 1.4%보다 2배 이상 높였다.

우리나라의 중장기 온실가스 감축목표는 오는 2020년까지 온실가스배출전망치(BAU)의 30%를 줄이는 것이다. 이를 위해 2010년 초 저탄소녹색성장기본법을 제정했고 지난해 7월에는 부문별ㆍ업종별 감축목표를 설정해 발표했다. 2015년부터는 온실가스배출권거래제도 시행한다.

정부가 온실가스 감축에 매진하는 것은 이명박 정부가 녹색성장을 국정운영의 핵심 어젠다로 설정해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었기 때문이다. 석유 한 방울 나지 않으면서 에너지다소비형 산업구조를 가진 우리 같은 나라에서 녹색성장의 가치와 구호는 충분한 설득력이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녹색성장이 글로벌 이슈로서의 동력을 급격히 잃어가고 있다. 당장 경제가 망가지는 화급한 상황에서 온실가스 감축은 한가로운 주제일 수밖에 없다. 또 경제가 침체하면 자연스럽게 공장 가동이 줄어 배출가스도 감소한다.



올해 말로 끝나는 국제적인 온실가스규제체제(교토의정서) 역시 현재 미국ㆍ중국ㆍ일본ㆍ인도 등 주요국들이 후속 규제 시스템에 반대하면서 사실상 무너져가는 모습이다. 셰일가스가 주도하는 글로벌에너지혁명도 녹색성장 구호를 힘 빠지게 하고 있다. 이산화탄소를 적게 배출하는 셰일가스 사용이 확산되면 온실가스는 자연스럽게 줄어들기 때문이다.

애초에 우리 정부의 녹색성장 어젠다는 글로벌 온실가스 규제의 흐름과 중장기 전망, 국제사회의 분위기 등을 면밀히 검토해 설정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이명박 정부를 상징하는 트레이드마크를 만들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크게 작용한 측면이 있다.

녹색성장이 여전히 21세기 지구촌의 주요 화두인 것은 분명하지만 시의에 따라 국제 흐름에 보조를 맞춰가는 유연성과 완급조절이 필요하다. 특히 세계적 장기불황은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재설정해야 하는 당위성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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