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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10대 흡연 꾸짖었다고 칭찬하는 슬픈 현실

한 프로농구 선수가 청소년들을 훈계하다 경찰서까지 간 사연이 화제가 되고 있는 모양이다. 인천 전자랜드 엘리펀츠에 소속된 이현오 선수는 산책 도중 흡연하는 중고생들을 발견하자 이를 꾸짖고 대드는 일부 학생의 머리를 때렸다가 불구속 입건됐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온라인상에서 "잘했다" "어른으로서 할 일을 했다"는 격려가 쏟아졌다고 한다.

학생들이 잘못된 행동을 해도 모른 척하는 어른들이 많은 지금 이씨의 행동은 본받을 만하다. 비록 약간의 미숙함이 있었을지 모르지만 아이들을 훈계하는 그의 행동은 많은 이의 공감을 샀다. 그럼에도 어른이면 했어야 할 일이 우리 사회에서 칭찬의 대상이 된다는 점은 씁쓸하다.

아이들이 두려운 존재가 된 것은 오래 전이다. 여성가족부와 통계청에 따르면 18세 이하 청소년 범죄자 수는 8만3,060명으로 전체 범죄자 100명 중 4명에 달한다. 이 가운데 살인ㆍ강도ㆍ강간ㆍ폭행 같은 강력ㆍ폭력범의 비중이 30.8%다. 학생 2~3명이 모여 담배를 피우거나 술판을 벌여도 많은 이들이 모른 척 피해가는 게 무리가 아니다.



청소년을 '무서운 10대'로 내몬 것은 다름 아닌 어른들이다. 학력과 인맥 중심의 사회는 우리 아이들을 적자생존의 무한경쟁으로 내몰았고 사회 전반에 물든 물질만능은 남을 짓밟더라도 성공만 하면 된다는 삐뚤어진 자의식을 심어줬다. 내 자식만 중요하고 남의 아이는 어찌되든 상관없다는 부모 밑에서 극단적 이기주의도 팽배해졌다. '행복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게 무엇이냐'는 질문에 돈과 성적을 꼽은 고등학생이 가장 많았다는 한 설문 결과는 이 같은 사회경제적 병리현상의 산물일 뿐이다.

청소년은 사회를 비추는 거울이다. 청와대 대변인이라는 자가 성추행을 하고 힘있는 기업이 갑(甲)질을 하고서 학생들에게 "너는 바르게 자라라"고 말할 수는 없다. 우리 아이들을 계도하려면 올곧은 어른들이 더 많이 나와야 한다. 그래야 우리 사회가 건강해지고 미래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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