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사태의 저주인가.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4ㆍ11 총선에 재도전하는 비율(22명 중 10명)은 40% 조금 넘는다. 다른 상임위에 비해 상당히 저조하다. 그럼에도 적극적 의정활동으로 공천을 받고 선전 중인 여야 정무위원을 소개한다. /편집자주
"특별히 유세라고 할 것이 없습니다. 저는 낮은 자세로 혼자 걸어다니면서 주민들과 애환을 나누는 게 선거운동입니다."
서울 양천을에 출마한 김용태(44ㆍ사진) 새누리당 의원의 선거전략은 독특하다. 다른 후보들과 같이 유세차량에서 연설을 하는 것도,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는 지점에 찾아가는 것도 아니라 동네 곳곳을 걸어서 돌아다닌다.
김 의원은 4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새벽6시부터 밤12시까지 미용실ㆍ식당 등 상점에 혼자 들어가 주인과 인사하고 손님들과도 이야기를 나눈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의 붉은색 공식 유세 점퍼가 아닌 동네에서 늘 입고 다니던 평범한 점퍼를 입고 동네 주민들에게 다양한 이야기를 듣는 것이 그의 유세전략이다. 그는 "이야기를 듣다가 민원이 있으면 사무실에 연락해 해결 방법을 찾는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이 큰 규모의 선거운동보다 홀로 지역 곳곳을 누비는 방식을 택한 것은 그만큼 지역민들에게 잘 알려져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김 의원은 "걸어다니다 보면 '저 젊은 의원이 민원의 날을 하고 있는 그 사람'이라며 먼저 알아보는 주민들이 많다"고 귀띔했다. 실제로 김 의원은 지난 18대 국회 4년 동안 매달 2회씩 '민원의 날'을 꾸준히 지속해왔다. 지난달 24일 열린'민원의 날'까지 포함해 이를 통해 만난 지역 주민만 해도 3,500여명에 달한다. 그는 이번 총선에서도 '더 악착같이 일하겠습니다'라는 슬로건을 내걸며 계속 지역민원 해결에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18대 총선에서 아슬아슬하게 승리한 김 의원이지만 새누리당에서는 이 지역을 비교적 우세하다고 보고 있다. 200~300명 단위의 점조직이 집중적으로 지역 주민을 만나면서 표심을 다듬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편 불법사찰 논란에 대해 김 의원은 "묵과할 수 없는 엄중한 사태"라며 "특히 증거 인멸에 관여한 이들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처벌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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