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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씁쓸한' 월마트의 깜짝 실적

2월 판매 5.1% 늘어… "불황에 집에서 보내는 시간 늘어난 탓"



세계 최대의 유통업체인 월마트의 2월 판매가 5.1% 증가했다. 자신감이 붙은 월마트는 올해 배당금을 15%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월마트가 괴력을 발휘한 이유가 미국인들이 집에서 보내는 시간을 늘렸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돼 경기침체의 씁쓸한 뒷맛을 남겼다. 6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월마트는 2월 판매가 지난해에 비해 5.1% 증가(동일한 점포수 기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월마트의 판매 증가율이 1~3% 정도일 것이란 월가 예상을 두배 가량 초과한 것이다. 월마트는 이 같은 깜짝 실적에 고무돼 지난해 주당 95센트였던 배당금을 1.09달러로 15% 늘릴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이날 뉴욕증시가 4%이상 폭락하는 와중에도 월마트 주가는 2.6% 상승하며 49.75달러까지 올랐다. 월마트 주가는 올들어 11% 하락했지만 같은 기간 나머지 다우존스지수 구성 종목에 비해서는 18%포인트 초과하고 있다. 월마트 뿐만 아니라 다른 소매 유통업체들도 선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저가 상품을 대량으로 판매하는 코스트코홀세일은 2월 판매가 4% 증가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월마트의 경쟁사인 타겟은 4.1% 감소했다. 리테일 메트릭스에 따르면 미국의 2월 소매업체 판매는 0.7% 증가, 전문가들의 예상치(-1.1%)를 크게 웃돌았다. 소매 판매가 증가한 것은 금융위기가 본격화된 지난해 9월 이후 처음이다. 바클레이즈캐피탈의 소매담당 애널리스트인 제프 블랙은 "소매 판매가 안정세를 되찾았고 추가로 악화될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점이 매우 고무적"이라고 분석했다. 월마트의 선전은 미국의 간판기업인 제너럴일렉트릭(GE) 등이 실적 부진으로 잇따라 배당금 삭감에 나선 상황에서 더욱 눈부시다. 하지만 실적 호조 역시 경기 침체를 반영한 것이어서 우울함을 더하고 있다. 월마트 매장을 책임진 엘도라도 카스트로-라이트는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돈을 아끼려는 쇼핑객들이 집에서 식사를 하기 위해 식료품을 더 많이 사고 있으며 집안 생활에 필요한 소형 조리기구, 가전용품 등을 구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좀 더 여유있는 쇼핑객들은 평판TV와 비디오게임을 구입하고 있으며 헬스클럽을 찾는 대신 덤벨 등 간단한 운동 용품을 구입하고 있다. 이들 역시 씀씀이가 빠듯해지면서 바깥 생활을 줄였다는 증거다. 카스트로-라이트씨는 "설문조사 결과 상당수 미국인들이 그 동안의 필요한 것 이상으로 씀씀이가 헤펐다는 것을 깨닫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한편 고가 제품을 판매하는 백화점들은 매출이 감소했지만 월가 전망보다는 선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백화점 체인 메이시스의 2월 판매는 8.5% 줄었고 JC페니는 8.8%, 노드스트롬은 15.4%의 감소율을 기록했다. 콜스와 타깃은 각각 1.6%, 4.1% 감소하는 데 그쳤다. 하지만 이를 근거로 미국의 소비가 회복되기 시작한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려운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마켓워치는 "실업자가 증가할수록 경제는 악화되고 소비가 더 위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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