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현지시간) 이코노미스트지는 프랭클린템플턴자산운용의 미하엘 하센스타프(사진) 펀드매니저가 이 같은 템플턴경의 역발상 투자철학을 계승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현재 1,900억달러(약 211조원) 규모의 채권펀드를 운용하는 하센스타프는 빌 그로스와 정반대 성향이다. 미 국채처럼 우량한 채권에만 집중하는 그로스와 달리 그는 소위 '망하기 직전'인 국가의 채권에 베팅해왔다. 특히 2011년 아일랜드가 재정위기에 몰려 국채금리가 14%까지 치솟았을 때 그는 아일랜드의 고숙련 노동자와 정치 성숙도 등을 고려해 저평가돼 있다고 판단, 110억달러어치 아일랜드 국채를 사들였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18개월 후 그는 50%의 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 그가 운용하는 펀드는 지난 10년간 평균 8%의 수익을 기록했다.
하센스타프는 요즘 지정학적 리스크가 큰 우크라이나 채권을 쓸어담고 있다. 그는 우크라이나 국채를 2010년부터 사들이기 시작해 현재는 88억달러 규모의 국채를 보유하고 있다. 그의 포트폴리오 가운데 한국·멕시코·말레이시아는 그나마 '안전'한 투자 대상에 속하며 가나·헝가리·이라크·필리핀·우루과이 등 헤지펀드들도 쉽게 손대지 못하는 위험국가들이 그의 단골 투자 대상이다.
그러나 그의 투자방식에 대한 논란도 있다. 국제통화기금(IMF) 등 구제금융을 노리고 곤궁해진 국가의 채권에 베팅하는 벌처펀드들의 행태와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또 일부 독재국가의 경우 국채 투자가 부패한 정권을 유지하는 데 결과적으로 도움을 주는 결과를 낳기도 한다. 이에 대해 그는 "우리는 20명의 전문인력이 자체 리서치를 통해 거시경제적인 기준에 따라 투자한다"고 해명했다고 이코노미스트지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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