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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경제소사/7월20일] 'Mr. 5%' 굴벤키안

일곱살의 칼로스트 굴벤키안(Calouste Gulbenkian)은 사탕 대신 옛날 화폐를 샀다. 재산이 된다는 생각에서다. 타고난 상재(商才) 덕일까. 한줌의 지분으로 중동의 석유판도를 짰다. 이스탄불 태생 아르메니아인, 조국도 없는 민족이라는 한계를 극복하고 그가 세계적 사업가로 성장한 비결은 집안의 재력과 프랑스ㆍ영국 유학에서 얻은 외국어 실력. 부친은 러시아산 등유를 터키에 팔아 차르(러시아 황제)로부터 흑해항의 통치권까지 위임받았던 석유업자이자 은행가였다. 런던 킹스칼리지 광산학과 수석 졸업, 석유 관련 서적 출간으로 명성을 날리던 그가 결정적 기회를 잡은 계기는 오스만투르크의 중동 지역 석유탐사 의뢰. 부존 가능성을 확신한 그는 터키 석유회사 설립을 이끌었다. 개인지분 15%. 1912년부터 회사가 영국에 넘어가고 증자를 거듭하는 와중에서도 ‘의결권 없는 5% 공로지분’을 인정받았다. 메이저들은 그에게 지분을 준 점을 두고두고 후회했다. 프랑스와 미국의 참여, 이라크 석유회사로의 전환과 아람코 설립 등 1948년까지 중요한 순간마다 그의 뜻대로 중동의 석유이권이 갈렸기 때문이다. 메이저들을 ‘갖고 놀며’ 세계 최대의 부를 쌓은 그에게는 ‘Mr. 5%’라는 별명이 붙었다. 기행으로도 유명했다. 세금이 아까워 저택을 화랑으로 개조하고 재산세를 피해 파리와 리스본의 호텔을 오갔다. 중국 황제처럼 회춘한다며 18세 이하 시녀를 고용하고 의사를 못 믿어 2~3개 병원의 검진보고서를 비교했다. 할아버지(수명 106세)보다 더 오래 살겠다는 열망과 달리 1955년 7월20일 86세로 사망했지만 그의 이름은 여전히 살아 숨쉰다. 명작 4,000여점을 소장한 리스본 굴벤키안 미술관의 명성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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