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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중독에 '생활고' 사망까지… 설 연휴 사고로 얼룩

꺼진 보도블록에 보행자 빠지기도

교통사고 건수는 작년보다 24% 줄어

생활고에 시달리던 일가족 5명이 고향으로 가던 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되는 등 설 연휴기간 동안 전국에서 크고 작은 사건사고가 잇따랐다.

22일 경찰에 따르면 20일 오전 4시 5분께 경남 거제시 둔덕면 한 도로 갓길에 세워진 산타페 차량에서 A(35)씨의 가족 5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차 안에는 운전석에 A씨와 조수석에 A씨의 아내 B(39)씨, 뒷좌석에는 아홉살배기 딸과 여섯살배기 쌍둥이 아들 2명 등 모두 5명이 피를 흘린 채 숨져 있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실시한 1차 부검결과 아내와 세 자녀는 타살된 것으로 추정됐다. 경찰은 A씨가 채무 문제로 고민하다가 아내와 세 자녀에게 수면유도제를 먹인 뒤 흉기로 살해한 다음 자신도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A씨는 아내 이름으로 된 1억5,000만원 상당의 빚을 지고 있었고 A씨 집 안에서는 개인회생 절차 관련 서류 등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설날인 19일에는 설을 쇠기 위해 한 자리에 모인 일가족이 가스에 중독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날 오전 3시 37분께 충남 아산시 좌부동 김모(76)씨의 집에서 가스보일러 연통이 분리되면서 일산화탄소 가스가 누출돼 잠을 자고 있던 김씨 등 일가족 9명이 가스에 중독돼 병원으로 옮겨 치료를 받았다.

연휴기간동안 교통사고와 화재도 잇따라 발생했다. 다만 긴 연휴로 인한 귀경차량 분산 등의 여파로 교통사고 건수는 지난해보다 크게 줄어들었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18∼21일 전국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는 1,164건으로 지난해 설 연휴(1,536건)보다 24.2% 줄었다. 특히 교통사고 사망자수는 46명에서 31명으로 32.6%, 부상자는 2,874명에서 1,637명으로 43% 급감했다.

20일 오전 0시 35분께 경북 고령군 성산면 어곡리 88고속도로 동고령나들목 부근에서 고령 방향으로 달리던 SM3 승용차와 대구 방향으로 달리던 무쏘 승용차가 충돌했다. 이 사고로 SM3 승용차 운전자와 탑승자 등 2명이 숨지고 무쏘 승용차에 타고 있던 운전자 김모(45·여)씨 등 4명이 다쳤다.

이날 오후 2시께 서울 용산구 한강로3가의 주상복합건물 공사장 옆 인도에서 보도블록이 꺼져 보행자가 빠지는 사고도 발생했다. 소방당국과 관할 구청에 따르면 가로·세로 1.2m 크기의 보도블록이 약 3m가량 함몰됐으며 이로 인해 생긴 구멍의 너비는 5m였다. 버스에서 내리던 김모(28)씨와 정모(24·여)씨는 인도에 발을 내딛자마자 구멍에 빠졌고 17분 만에 구조됐다. 또한 이날 오후 3시 50분께 부산시 강서구 신호동의 한 다가구주택에서 불이 나 이곳에 사는 김모(39)씨가 연기에 질식돼 숨지는 사고도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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