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2일 전남 순천시 서면 학구리 매실밭에서 발견된 변사체는 유 전 회장으로 22일 확인됐다.
지난 1941년 일본에서 태어난 그는 1961년 장인인 고(故) 권신찬 목사와 함께 대구지역에서 종교활동을 시작해 1981년 구원파를 설립했다. 신자들이 낸 헌금을 모아 1976년 삼우트레이딩이라는 회사를 사들인 유 전 회장은 이를 기반으로 세모그룹을 설립해 건강식품과 유람선 등으로 사업을 확장해갔다. 1986년에는 한강유람선 사업권을 따내기도 했다.
그러나 유 전 회장은 1987년 '오대양 집단자살' 사건에 연루되며 곤욕을 치른다. 당시 수사결과 신도들과 집단 자살한 사이비 종교 교주 박순자씨가 과거 구원파 신도였던 것으로 밝혀지면서 유 전 회장이 집단자살 사건의 배후라는 의심을 받았다. 유 전 회장은 1987년과 1991년 두 차례 검찰 조사에서 집단자살 사건과 관련해서는 무혐의 처분을 받았지만 1982~1987년 종교적 지위를 이용해 신도들로부터 돈을 끌어다 쓴 사기 혐의로 기소돼 1992년 징역 4년을 선고 받았다. 유 전 회장이 감옥에 들어가면서 세모그룹의 경영도 나빠졌고 1997년 최종 부도 처리됐다.
유 전 회장은 출옥한 뒤 본격적으로 세모그룹 재건에 나선다. 세모그룹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며 거액의 채무를 탕감받자 그는 측근들을 내세워 청해진해운을 설립했다. 이후 유 전 회장의 장남 대균씨와 차남 혁기씨가 최대주주로 있는 아이원홀딩스는 세월호 운영사인 청해진해운을 비롯해 50여개 계열사를 소유한 문어발 기업으로 성장한다.
유 전 회장은 청해진해운은 물론 아이원홀딩스 주식을 전혀 보유하고 있지 않은 채 자식과 측근을 내세워 실질적인 소유주로 회사를 이끌어오면서 '아해'라는 이름의 사진작가로 활동하며 파리와 뉴욕 등지에서 전시회를 열기도 했다.
그러나 올해 4월16일 청해진해운 소속 세월호가 침몰하며 300여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자 유 전 회장은 선사 부실운영의 장본인으로 지목돼 검경에 쫓기는 신세가 됐다. 일흔이 넘는 고령에 도피생활을 하던 그는 결국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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