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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포커스] 페소화 가치 하락, 수출엔 힘됐지만 물가 상승 부추겨 경제 전체 위협

아르헨 미래 여전히 불투명


아르헨티나 경제가 디폴트라는 극약처방을 통해 막다른 골목에서 간신히 벗어났지만 미래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우선 페소화 가치가 무섭게 떨어지고 있다. 페소 환율은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며 거침 없이 뛰어(가치하락) 현재 달러당 4.5페소에 육박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암시장에서는 달러값이 이보다 더 비싼 5.2페소에 달한다. 2001년 디폴트 선언과 함께 달러 페그제를 포기했을 때 환율이 1대1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페소화 가치가 10년여 만에 5분의1 수준으로 쪼그라든 셈이다.

페소화 가치 하락은 초기 수출 경쟁력 강화라는 선물을 가져다 줬지만 현재는 물가를 밀어 올려 나라경제 전체를 위협하고 있다. 정부 공식 통계로는 올해 인플레이션이 9%선에 그칠 것이라고 선전하고 있지만 민간 통계기관들은 물가가 최소 23~25%까지 뛸 것으로 전망했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이에 따라 지난해부터 국내산업 보호와 달러화 유출방지 등을 명목으로 내세워 수입사전허가제ㆍ최저수입가격제ㆍ달러거래신고제 등을 잇달아 도입했지만 고삐 풀린 환율을 제어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글로벌스탠더드에 역행하는 아르헨티나의 반(反)시장 정책도 투자자들이 발걸음을 돌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4월 스페인 다국적 석유기업 렙솔 자회사인 YPF의 지분 51%를 국유화하겠다고 일방적으로 선언해 국제사회에 충격을 줬다. 기업 국유화는 아르헨티나 정부가 경제위기를 맞을 때마다 국민들을 달래기 위한 국면전환 목적으로 써왔던 단골 카드이지만 이를 바라보는 국제사회의 시선은 점차 싸늘해지고 있다.

BCP증권의 월터 몰라노 이코노미스트는 "아르헨티나 정부가 디폴트 선언 이후 몇 가지 올바른 정책을 시도했지만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며 "경제전망이 점점 어두워져 GDP 성장률이 가파르게 하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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