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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턱 밑까지 쫓아온 중국의 기술력
입력2004-09-30 17:23:48
수정
2004.09.30 17:23:48
정부가 미래전략산업 육성을 위해 설정한 99개 핵심기술의 한국과 중국간 기술격차가 평균 2.1년에 불과하다는 한국과학기술평가원의 평가보고서는 우리 경제의 앞날이 순탄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흔히 우리 경제는 일본의 기술력과 품질에 치이고, 중국의 값싼 노동력을 바탕으로 한 저가제품에 추격당해 마치 호두까기 기계에 끼인 호두와 같은 신세라 해서 ‘넛크래커(nutcracker)’에 비유되는데 이것이 점점 현실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갖게 하기 때문이다.
아직 일본을 따라잡을 실력은 안되고 중국이 기술력에서도 턱밑까지 쫓아왔다는 것은 우리가 설 땅이 점점 좁아짐을 의미한다. 특히 이들 핵심기술의 70%가 중국이 중점 육성하는 중장기 첨단기술 분야와 중복되고 있다는 점은 이런 우려를 더욱 크게 해준다.
중국이 우리 경제에 갖는 의미는 여느 나라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 중국은 이미 미국을 제치고 우리의 최대 수출국으로 부상했으며 우리 기업들이 가장 많이 투자하는 나라다. 또 세계시장에서 우리의 강력한 경쟁자중의 하나로 점점 상대하기가 버거워지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해 시장점유율 1위인 세계 일등상품 품목은 중국의 경우 753개인데 비해 우리나라는 14분의 1 수준인 53개에 불과했으며 특히 그 숫자가 우리는 계속 감소 추세인 반면 중국은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물론 중국의 일등상품이 아직은 저임금에 의존하는 바가 크지만 시간이 갈수록 중국과의 경쟁이 힘들어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런 중국이 가격경쟁력에 더해 기술경쟁력까지 갖는다는 것은 우리에게 큰 위협이 아닐 수 없다. 중국으로의 수출이 크게 줄어들 것이고 미국ㆍ유럽 등 다른 시장에서도 점점 힘을 잃을 것은 뻔한 일이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양국간 기술격차가 좁혀지는 시간이 점점 짧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2~3년 전만 해도 우리가 전반적으로 5년 정도 앞서 있으며 반도체와 디지털TV 등 일부 첨단 전기전자 분야는 그 이상 능가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그러나 이제 그 차이가 2년으로 줄었고 디지털TV 등의 기술격차도 3년 남짓으로 좁혀졌다.
우리가 그동안 차세대 첨단 성장 산업이니 10대 성장동력 산업이니 하면서 기술개발을 외쳤지만 중국에 비하면 그 노력이나 결과가 턱없이 못 미치고 있다는 반증이다. 중국이 뛰고 있었는데 우리는 걷고 있었던 셈이다.
미래는 기술력이 경제강국 여부를 결정하는 시대가 될 것이다. 부존자원이 부족하고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가 기술력에서도 밀린다면 우리경제의 앞날은 암울할 수밖에 없다. 국민소득 2만달러도, 선진국 진입도 그저 구호로 끝날 뿐이다.
정부와 기업, 학교는 연구개발(R&D) 투자 확대ㆍ인재 양성 등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한ㆍ중간 기술격차 보고서는 우리에게 남은 시간이 별로 없다는 경고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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