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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에 웃는 분양전환 임대아파트

불확실한 주택시장·전세난 심화에 대안 급부상<br>별내 '유승한내들' 등 계약률 80~90% 치솟아

한 치 앞도 내다보기 힘든 시장상황 탓에 의무임대기간 후 분양전환 여부를 선택할 수 있는 5년 임대아파트 수요가 늘고 있다. 수요가 늘면서 최근 계약률이 크게 오르고 있는 평택 청북지구 부영 임대아파트 전경. /사진제공=㈜부영


분양전환 임대아파트의 분양률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중견 건설사들이 지난해 말 청약을 실시한 분양전환 임대아파트는 초기 청약률이 10% 미만에 그칠 정도로 수요자들로부터 외면을 받았지만 최근 계약률이 80~90%대까지 치솟았다. 주택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전세난이 심화되면서 실수요자들이 초기비용 부담과 투자위험을 줄일 수 있는 대안으로 분양전환 임대아파트를 다시 주목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부영이 지난해 10월 경기 평택과 충북 천안, 경북 경산 등 3개 지역에서 동시 분양한 5년 분양전환 임대아파트의 분양률이 대부분 80%를 넘어섰다. 지난해 평택시 청북지구에서 공급된 '사랑으로' 2차 임대아파트의 경우 1,138가구 모집에 46가구만 접수해 청약률이 4%에 그쳤다. 하지만 전셋값 고공행진이 이어지고 5년 뒤 분양전환 때 주변 시세보다 싸게 분양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부각되면서 계약률이 빠르게 올라가고 있다.

유승종합건설이 지난해 10월 남양주 별내지구에 분양한 10년짜리 임대아파트 '유승한내들'도 분양률 90%를 넘어섰다. 전용 84㎡ 356가구로 구성된 이 아파트의 경우 분양 당시 2순위까지 111가구 접수에 그쳤었다. 하지만 4개월 만에 계약률이 90%대까지 올라 조만간 완전 임대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분양전환 임대아파트는 5년 또는 10년간 임대로 살다가 거주기간이 끝난 뒤 분양을 받을 수 있다. 입주자와 회사 측이 합의하면 의무임대기간의 절반(2년6개월)이 지난 시점부터 분양전환도 가능하다. 감정평가를 통해 정해지는 분양전환 가격은 대체적으로 주변 시세보다 낮아 입주자들은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

부영이 천안 청수지구에 분양한 전용면적 84㎡의 경우 5년 뒤 분양전환가가 2억3,000만여원으로 인근 아파트의 현재 시세 2억7,000만여원에 비해 4,000만여원이 싸다. 향후 아파트 가격이 상승할 경우 시세차익은 더 늘어날 수 있다.



이들 임대아파트가 분양 당시 저조한 청약률을 기록한 것은 일반분양 아파트에 비해 가격경쟁력이 두드러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부동산경기 침체로 아파트 가격이 전반적으로 하락하면서 보증금과 임대료ㆍ분양전환금액을 합친 임대아파트의 실제 분양가격과 인근 아파트 시세 차가 많이 줄어들었다. 하지만 최근 전셋값이 급등한데다 집값 전망이 불투명해지면서 일반분양 아파트에 비해 리스크가 낮은 임대아파트에 대한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특히 최근 10년 임대아파트만 공급해온 한국토지주택공사가 올해부터 지방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5년 분양전환 임대아파트 공급에 나서고 지방 분양 열풍의 진원지인 세종시에서 민간 건설사들이 2,000가구가 넘는 임대아파트 분양을 채비하고 있어 청약 결과가 주목된다.

중흥건설은 24일부터 세종시 1-4생활권에서 '중흥S-클래스 그린카운티' 965가구를 분양하고 5월에는 영무건설이 '영무예다음' 587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다. 또 세경건설은 올 하반기 두 차례에 걸쳐 564가구를 분양한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팀장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주택시장에서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임대아파트가 좋은 주택 마련 전략"이라면서 "특히 전셋값이 크게 오르고 있어 임대료가 저렴한 임대아파트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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