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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텍사스 정유공장 폭발사고, 원유시장 유가 향방 촉각 투기세력 이탈 조짐에 이틀연속 급락 불구휘발유 공급 차질땐 국제유가 큰 부담될듯 미국 텍사스주 텍사스시티에 있는 BP(영국석유) 정유공장에서 23일(현지시간) 대규모 폭발사고가 일어나 인명과 시설에 큰 피해를 입었다. 연기가 치솟는 가운데 소방관들이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 /텍사스시티=AP연합뉴스 국제유가가 이틀째 급락하면서 하락세를 이어나가고 있는 가운데 미국 3대 정유공장인 BP(영국석유) 텍사스 정유공장에서 대규모 폭발사고가 발생해 유가향방에 새로운 변수가 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간 유가 급등을 주도했던 투기세력들이 최근 달러 강세로 원유시장에서 이탈하고 있어 유가가 하향안정세를 탈 것이란 주장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하지만 ‘BP 쇼크’의 후폭풍에 따라 국제석유시장의 풍향계가 달라질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하락세 시작됐다= 미국 에너지부는 23일(현지시간) 주간 원유재고(3월18일 현재) 410만배럴 증가한 3억930만배럴로 3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중질유(WTI) 가격은 미국의 원유재고 급증 소식으로 전날보다 배럴당 2.22달러(4.0%) 하락한 53.81 달러에 마감했다. 이는 지난 10일 이후 2주일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런던 국제석유거래소(IPE)의 5월 인도분 북해산 브렌트유 역시 1.55달러(2.8%) 떨어진 53.04달러에 거래됐다. ◇투기세력 원유시장 이탈 조짐= 전문가들은 국제유가 하락이 투기세력의 이탈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공격적인 금리인상 가능성으로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투기세력들이 원유 등 상품시장에서 외환시장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이날 달러화가 강세를 보인 반면 원유를 포함해 금ㆍ구리ㆍ코코아 등 상품가격들은 일제히 큰 폭으로 떨어졌다. 최근 배럴당 57.6달러까지 오르며 사상최고치를 경신한 국제유가가 58달러선 돌파에 실패한 점도 투기세력의 이탈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피맛의 도날드 루크 애널리스트는 “미국의 원유재고 증가 소식은 투기세력들에게 심각한 타격을 입혔다”며 “투기세력이 언제까지나 원유시장을 지배할 수는 없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BP 폭발사고가 유가 변수= 투기세력의 이탈에도 불구하고 BP 정유공장 폭발사고가 향후 유가동향의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폭발사고가 발생해 14명이 사망한 BP 텍사스 공장은 미국 원유 수요의 3%에 해당하는 하루 43만배럴의 원유를 처리하고 있다. 이날 사고소식이 전해지자 뉴욕시장 시간외거래에서 4월 인도분 휘발유 선물가격은 공급불안 우려감 속에 갤런당 1.608달러까지 오르며 사상최고치를 경신했다. 특히 겨울철이 지나 원유시장의 주된 관심이 난방유에서 휘발유로 넘어가는 시점에 폭발사고가 일어나 국제유가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아직 정확한 피해상황이 알려지지 않아 판단하기 어렵지만, 만약 사고 여파로 휘발유 공급에 차질이 빚어질 경우 휘발유 수요가 많은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국제유가에 부담이 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재용 기자 jylee@sed.co.kr 입력시간 : 2005-03-24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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