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의 새 지도자 시진핑 총서기를 밀어주고 받쳐줄 실세들은 누구일까. 그는 혁명 원로 자제인 태자당이면서도 특유의 친화력과 포용력으로 중국의 다른 정파인 상하이방ㆍ공청단 등과도 두루두루 무난한 인맥관계를 형성하고 있다는 게 전반적인 평가다.
하지만 기존 정치 계파 간 구도를 떠나 지도자 시진핑의 인생 역정에 대부분 시간을 쏟아 부은 푸젠성ㆍ저장성 등지에서 쌓은 인맥들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정가 분석가들은 진단하고 있다. 시진핑은 정치 초년 시절인 30대 초반부터 푸젠성 등 남부 지역의 지장 지도자로서 줄곧 25년을 보냈다.
이 같은 맥락에서 이번 18차 당대회에서 당 핵심 엘리트 그룹인 중앙위원에 포진된 황싱궈 톈진 시장이 향후 시진핑 사단의 실세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황 시장은 시진핑이 저장성 부서기로 있던 지난 2002년부터 2003년까지 부서기로 재직하며 같이 손발을 맞췄다. 일각에서는 이번 18기 1중 전회에서 정치국원 자리인 톈진시 서기로 급상승할 것이라는 기대도 했었던 인물이다.
시진핑이 푸젠성 등 남부에 있을 때 쌓은 재계 인맥도 주요 인맥에 포함된다. 한 민간기업가는 "시진핑 인맥은 민영 기업인이 많아 국유기업 우선시하던 후진타오 시대와 차별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대표적 인물로는 푸젠성 출신의 인도네시아 화교 기업가 린원징이다. 시진핑은 푸젠성 근무시 린원징과 손잡고 중국 최초의 화교 경제개발구를 건설하기도 했다. 스웨덴 볼보를 인수한 민영 자동차업체인 저장지리집단의 리수푸 회장은 매월 시진핑과 식사를 하는 사이로 알려져 있다.
이번 인사에서 중앙위원 입성에 그쳤지만 시진핑이 정국을 다잡아가면서 언제든 당 중앙이나 지방 요직에 기용될 수 있는 인물이라는 평가다. 시진핑이 무려 17년간 재직했던 푸젠성 인맥, 이른바 떠오르고 있는 '푸젠방'도 주목할 시진핑의 향후 실세 그룹이다. 1996년부터 1999년까지 푸젠성 판공청 부주임으로 시진핑과 함께 일한 링웨밍 충칭시 부시장, 푸젠성 서기 장창핑 등이 거론된다.
또 당의 인사와 조직을 관리하는 핵심 중앙 당 보직에 기용된 인물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 먼저 리잔수 중앙판공청 주임이 꼽힌다. 9월 후진타오 전 주석의 측근인 링지화의 후임으로 중앙판공청 주임에 임명되며 주목받기 시작한 리 주임은 할아버지가 공산혁명에 참여했고 아버지 또한 열렬한 공산당원인 태자당 계열이다.
중앙판공청은 한국의 청와대 경호실과 비서실 역할을 담당하는 곳으로 지도자의 측근 중 측근이 가는 자리다. 리잔수는 1983년 허베이성 우지현 서기로 있을 때 인근에서 지방 지도자의 길을 걷기 시작한 시진핑과 만난 인연이 있다. 시진핑은 당시 지방 지도자의 길을 걷기 시작하며 허베이성 정딩현에 안착했고 여기서 많은 교분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당 인사권을 갖고 있는 중앙조직부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장춘셴 신장 위구르 자치구 서기도 시진핑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인물이다. 산시성 서기인 자오러지는 시진핑과 같은 산시성 출신으로 장춘셴의 후임으로 신장자치구 서기 물망에 오르고 있다.
권력의 또다른 축인 군부에서는 쉬치량 중앙군사위 부주석이 실세다. 쉬 부주석은 2010년부터 군사위 부주석을 겸임한 시진핑과 군사위에서 호흡을 맞춰왔으며 쩡칭훙ㆍ장쩌민 등 당 원로들과도 관계가 좋은 인물로 알려져 있다.
이밖에 자오커스 총후근부 부장과 장유샤 총장비부 부장도 시진핑 인맥으로 분류된다. 시진핑과 각별한 은퇴 원로들도 또 하나의 실세그룹이다. 이 중 태자당의 좌장인 쩡칭훙 전 부주석이 시 주석의 가장 강력한 후원자이자 막후 실세로 꼽힌다. 쩡칭훙은 시진핑이 후진타오의 후계자로 낙점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인물이다. 장쩌민 전 주석도 시진핑과 가까워 상당한 막후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