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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호의 기회 확신땐 전재산 75% 베팅을"

버핏 원맨쇼에 3만여 주주들 열광<br>"과도한 리스크 투자관행이 금융시장 위험 빠뜨려" <br>"30살에 100만弗 가졌다면 인덱스펀드 가입하라"<br>시장흐름 꿰뚫는 명쾌한 투자분석에 갈채 이어져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77) 회장은 3일(현지시간) 버크셔 해서웨이 주총장을 메운 3만1,000여명의 주주들 앞에서 투자원칙을 묻는 질문에 “기회를 잡기는 어렵겠지만 만약 황금 같은 기회가 왔다고 확신한다면 전 재산의 75%를 과감히 베팅할 필요가 있다”고 대답했다. 하지만 그는 빚을 내 투자하는 것은 삼갈 것을 강조했다. 버핏 회장은 “만약 30세에 100만달러를 보유한 개인투자자라면 어떻게 하겠냐”는 질문에 “뱅가드 같은 뮤추얼펀드가 운용하는 인덱스펀드에 가입하라”고 조언했다. 그는 그러나 주식 투자에서 너무 많은 수익률을 올릴 것을 기대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버핏은 월가에 대한 따끔한 충고도 잊지 않았다. 그는 “월가 투자은행들이 너무 비대해 내부 통제가 어렵다”며 “리스크에 얼마나 노출됐는지, 자산가치가 얼마인지도 모른다”고 지적했다. 특히 파생상품의 위험성을 여러 차례 언급하면서 “투자은행들은 너무 큰 리스크를 진다”며 “과도한 리스크 투자 관행이 금융시장 전체를 붕괴시킬 수 있는 위험에 빠뜨렸다”고 지적했다. 월가 금융기관들의 과도한 보수도 주주들의 힘으로 견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마하의 축제’에 참여한 3만여 주주들은 버핏의 ‘원맨쇼’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었다. 행사장인 오마하 퀘스트센터를 가득 메운 주주들은 시장 흐름을 정확히 꿰뚫는 버핏의 투자 분석에 감탄했고 명쾌한 시장 전망에 환호했다. 곧 팔순을 바라보는 버핏의 귀중한 삶의 경험담에 귀를 기울였고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는 세계 최대 부호의 높은 도덕성에 경의를 표했다. 주주들은 버핏을 좀 더 가까이에서 보기 위해 이날 새벽부터 퀘스트센터 앞에 장사진을 쳤다. 행사장은 오전8시부터 입장할 수 있지만 영상 5도의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이미 오전6시쯤 수백m의 대기 행렬이 늘어섰다. 버핏은 이런 주주들의 열기에 화답하듯 금융시장 혼란기에 투자의 달인의 지혜를 빌리려는 주주들의 궁금증을 속 시원하게 풀어줬다. 이날 주총에는 아버지와 아들, 부부 내외, 손주를 데리고 온 할아버지 등 가족 단위의 참석자들이 많아 주총이 축제임을 실감하게 했다. 버핏은 서브프라임발 신용위기가 끝이 보인다고 밝혔지만 주식시장의 수익률은 예전 같지 않을 것이라며 투자자의 주의를 당부했다. 그는 “버크셔 해서웨이조차도 과거와 같은 수익률을 거두기 어려울 것”이라며 “만약 세전 10% 이상의 수익률을 기대한다면 지금 당장 해서웨이 주식을 팔아라”라고 충고했다. 5시간에 걸친 마라톤 질의응답에서는 딱딱하고 무거운 주제만 오른 것이 아니다. 자녀 교육, 삶의 가치와 인생관, 건강관리비법 등 다양한 주제의 질문들이 쏟아졌다. 자녀 경제 교육에 대한 조언을 부탁하자 버핏은 “어린이들은 부모의 행동을 본받게 마련”이라며 “어린 시절부터 가족 여행을 다니면서 소비를 하게 한다면 자녀들의 경제 교육에 도움이 될 것이다. 절약만이 능사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중국 올림픽 보이콧을 주문하는 주주도 있었다. 버핏은 버크셔 해서웨이가 8%의 주식을 보유한 코카콜라가 중국 올림픽에 보이콧하도록 해야 한다는 주주의 요청에 “중국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고 올림픽은 세상을 좋게 만들어왔기 때문에 모든 나라가 참가해야 한다”고 답했다. 직업과 관련한 질문도 여러 차례 나왔다. 다른 직업을 택했어야 한다면 무엇을 했겠느냐는 질문에 버핏은 “아마도 지금과 같은 일을 할 것이며 내 직업을 일찍 발견한 것은 행운”이라며 “그러나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을 가장 소중한 일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대통령이 된다면 무엇을 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슈퍼 리치(거부)’들이 세금을 더 많이 내도록 하겠다”고 말해 부자들이 세금을 많이 내야 한다는 평소 지론을 다시 강조해 박수갈채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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