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은 다음달 1일부터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11가지 단서조항을 위반해 피해자가 사망한 경우 합의나 공탁 여부와 관계없이 운전자를 원칙적으로 구속할 방침이라고 29일 밝혔다.
대상은 음주운전과 무면허운전을 비롯해 ▲신호위반 ▲중앙선 침범 ▲제한속도 20㎞ 초과 과속 ▲앞지르기·끼어들기 금지 위반 ▲철길 건널목 통과방법 위반 ▲횡단보도 사고 ▲보도 침범 ▲승객추락 방지의무 위반 ▲어린이보호구역 내 시속 30㎞ 초과운전 등이다.
이들은 피해자의 의사와 상관없이 형사처벌을 받는 중과실에 해당한다. 그러나 그동안 구속된 경우는 드물었다. 지난해 서울중앙지검 관할지역에서 단서조항을 위반해 사망사고를 낸 26명 가운데 6명에 대해 구속영장이 청구됐고 4명만 영장이 발부됐다.
검찰은 단서조항 위반의 경우 재판에서도 구형량을 현재보다 1년 이상 늘려 처벌을 강화할 계획이다. 여러 단서조항을 위반했거나 사망자가 2명 이상인 경우에는 가중해 구형하기로 했다.
또 음주운전이 예상되는데도 술을 팔았거나 음주운전 사실을 알면서 차에 함께 탄 사람에게는 방조죄를 적용해 적극 처벌할 방침이다.
검찰이 사망사고 운전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기로 한 이유는 세월호 참사 이후 대형 인명사고를 내더라도 법적으로 과실에 해당하면 피해 정도에 비해 처벌이 가볍다는 인식이 퍼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서울중앙지법이 선고한 교통사고 사망사건 82건 가운데 실형은 4건에 불과했다. 51건은 집행유예나 벌금형이 선고됐고 나머지 27건은 검찰이 약식기소해 정식으로 재판을 받지도 않았다.
검찰의 방침은 우선 서울중앙지검 관할지역인 강남·서초·관악·동작·종로·중구에서 발생한 교통사고에 적용된다. 서울중앙지검은 이런 방안이 다른 검찰청으로도 확산될 것으로 기대했다.
/디지털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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