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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현칼럼/6월 21일] 개성공단을 다시 본다

지금의 남북관계 경색에 대해서는 옛날 집권세력이나 지금의 여당이나 모두 정책 실패의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 시절 남북 문제를 이념의 경계에서 끌어내올 기회가 있었지만 집권층의 경제 전문성 부족으로 너무나 좋은 기회를 놓친 것이다. 햇볕정책이 북한의 핵개발로 사실상 실패한 이후에도 과거 집권세력은 시대와 국민의 뜻에 맞게 진보적으로 조정하는 노력을 보이지 못했다. 호남 표를 의식하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눈치를 보느라 누구도 감히 나서는 이가 없었다. 그들의 이념편향적인 기본성향 때문에 남북 문제를 경제협력과 미래 통일조국의 비전으로 그림을 그리지 못했다. 중국의 패권적 행태가 여러 가지로 나타나는 것을 걱정하면서 필자는 한국 정부가 좌든 우든 상관없이 남북 문제의 기본에는 경제가 있어야 한다는 명제를 확고히 해야 한다고 본다. 국민을 먹여 살리지도 못하는 권력이나 이념은 존재이유를 변명하는 게 무척 어렵기 때문이다. 지금의 야당 역시 이 문제에서 후일 오해를 받지 않기 위해서라도 북측에 분명한 입장을 밝히는 게 좋다고 본다. 무조건 이명박 정부의 대북 강경책이 남북경색을 가져왔다며 누가 봐도 뻔한 남북관계에서 남한이 가지고 있는 약점을 눈 가리고 아웅하는 식으로 써먹는 지금 야당의 주장은 듣는 사람들도 낯이 뜨겁다. 현 정부는 대북 강경 라인이 아니다. 전쟁은 결코 나서는 안 된다는 남한 측의 약점은 현 정부의 책임도, 어느 정치 세력의 잘못도 아니다. 북한과 김정일 세력은 우리 민족의 숙명이다. 과거 정부의 파워엘리트들은 우파 쪽 경제정책의 허점을 파고들어 글로벌시대에 한국 제조업의 블루오션은 중국도 인도도 베트남도 아닌 북한이어야 한다는 논리를 당시 남북경제협의 핵심으로 삼았어야 했다. 참여정부에서 한 대못 질은 남쪽에 할 게 아니라 북쪽의 손발을 경제협력으로, 여러 가지 자유경제구역 프로젝트로 묶을 계획을 세웠어야 했다. 그때 북한에 10개 정도의 공단을 만들어 지금까지 개성공단 수준에서 운영했다면 현재와 같은 긴장관계를 이북에서 유지하지 못할 것이다. 북한 역시 '캐시플로'를 아쉬워하기 때문이다. 열 개 정도 되는 공단을 만들었다면 경제성 분석도 대북관계 경제정책개발도 경제적 이점을 바탕으로 할 수 있다. 개성공단 하나로는 상징성밖에 얻을 게 없다. 개성공단이 갖는 경제적 성과는 그것이 갖는 지정학적 리스크에 지금도 앞으로도 크게 못 미친다. 개성공단은 한국정부에서 대북대응을 하는 데 앞으로 계속 인질 문제와 연관된 리스크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경제적 소득이 없고 지정학적 리스크밖에 없는 경제 프로젝트는 하루빨리 접는 게 좋다. 개성공단에 참여했던 불행한 기업들은 남북협력기금에서 가급적 손실을 보전해주는 것이 물론 필요하다. 개성공단은 계속할 이유가 없다고 본다. 리스크만 몇 백배 되는 프로젝트의 중단은 이르면 이를수록 좋다. 어떤 비즈니스 분석이라도 경제적 사고와 합리적 판단이 자리할 여유가 없는 곳에서의 프로젝트를 옹호하는 결과를 가져오지는 않는다. 공단의 여러 가지 계약이 북측의 일방적 선언으로 파기되고 무효되고 하는 그런 사업이라면 경제라는 선을 벌써 넘어섰다. 지금 남북 문제의 장래 해결에 희망이 있으려면 한국 야당이 좀 더 미래지향적이고 국가를 생각하는 쪽으로 변해야 한다. 이념대결에는 모든 국민이 진절머리가 나 있다. 아무도 전쟁을 원하는 국민은 없다. 건강한 좌우세력의 존재는 본국의 건실한 미래정치와 경제발전을 위해 필요하다. 여당과 정부에서 하는 것마다 반대만 할 게 아니라 과거의 햇볕정책을 시대변화와 경제논리에 맞도록 야당은 개선해야 한다. 북한에 끌려들어가는 듯한 야당의 한계로는 통일한국의 미래가 암담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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