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를 국가부도 위기로 몰아가고 있는 알렉시스 치프라스 총리의 배후에는 강경좌파 성향의 장관 3인방이 버티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2일 파나기오티스 라파자니스(64) 생산성 재건 및 에너지환경장관과 니코스 부치스(63) 내무장관, 아리스티데스 발타스(72) 문화교육장관이 그리스 집권 시리자당의 급진적 정치실험에 관여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라파자니스 장관은 시리자 당원 이전 시절부터 30년간 스탈린주의 공산당원으로 활동했던 인물로 입각하자마자 그리스가 해외채권단에 약속했던 주요 공공기관 및 국유재산 민영화를 취소했다. 그가 중단시킨 민영화 분야에는 발전소·전력망·수자원관리 등이 포함됐다. 그는 궁극적으로 유로존 탈퇴와 국가부채 탕감을 주장하고 있다. 그는 지난 2000년 국회의원 선거에서 시리자의 전신인 좌파정파 시나스피스모스 후보로 출마해 당선됐는데 자본주의 자체를 부정하고 있어 치프라스보다 더 극좌라는 평가를 받는다. 현재 라파자니스 장관은 시리자 내 좌익의 우두머리로 꼽힌다.
부치스 장관은 재학시절부터 학내 운동권으로 활동했다. 불과 몇년 전까지만 해도 각종 시위현장에서 경찰과 몸싸움을 벌였던 그는 이제 치안을 책임지며 내각을 조율하는 각료가 됐다. 그는 입각 후 주요 개혁안을 뒤집었는데 테러리스트와 중범죄자들을 가두던 최고보안교도소를 폐쇄하고 일부 수형자들에게 장기간 가석방을 허용하는 입법안을 추진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시리자 창당 인물 중 하나인 발타스 장관은 치프라스가 수학했던 아테네 폴리텍대 명예교수 출신으로 과학철학 등을 가르쳐온 저명한 학자였다. 입각 이후 '수월성 교육' 원칙을 부정하는가 하면 기존의 고등교육 개혁정책에도 제동을 걸고 있다. 그는 무상 고등교육, 대학입시 폐지 같은 급진적인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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