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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년 시차의 차이코프스키 국제 콩쿠르 피아노 부문 수상자인 두 남자가 보여줄 앙상블은 어떤 것일까.
차이코프스키 국제 콩쿠르 피아노부문 1978년 1위 수상자인 미하일 플레트네프가 러시안 내셔널 오케스트라(RNO)를 끌고 방한해 '미하일 플레트네프 &러시안 내셔널 오케스트라'라는 이름으로 국내 순회연주회를 갖는다. 6월 19일~21일까지 일정으로 서울 강동아트센터, 인천문화예술회관, 예술의 전당 등에서 이뤄지는 이 연주회 일정에는 2011년 차이코프스키 국제 콩쿠르 피아노부문 3위 수상자인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동행한다. 1958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창설돼 4년마다 열리는 차이코프스키 국제 콩쿠르는 벨기에 퀸엘리자베스 콩쿠르, 폴란드 쇼팽 콩쿠르와 함께 '세계 3대 콩쿠르'로 꼽힌다. 정명훈 예술감독과 손열음이 이 콩쿠르 피아노 부문에서 2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미하일 플레트네프는 1978년 21세의 나이로 이 대회 피아노 부문에 우승하면서 클래식 음악계에 화려하게 등장했던 인물. 피아니스트로 활발히 활동하던 그는 1990년 창단한 RNO를 세계 정상급 수준으로 끌어올리면서 지휘자로도 성공적으로 변신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후 3번의 러시아 대통령상 수상, 그래미 베스트 챔버 음악상 등 명망 있는 음악상을 수상하면서 세계 클래식 음악계를 이끄는 인물 중 한 명으로 성장한 주인공이다.
미하일 플레트네프가 당시 21살의 나이로 1위를 했다면 1994년생으로 6살 때부터 피아노를 치기 시작했던 조성진은 17살 고교생의 신분으로 3위를 거머쥔 영재 피아니스트라는 점에서 두 남자의 협연이 기대를 모으고 있다. 현재 서울예고에 재학중인 조성진은 오는 10월 파리국립고등음악원 입학도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미하일 플레트네프는 국내 애호가들에게도 친숙하다. 그는 2007년과 2009년에도 RNO를 이끌고 내한해 차이코프스키 교향곡 6번 '비창'을 러시아식으로 해석한 사운드로 선보여 관객들의 호평을 끌어냈다. 주최측은 "3년만의 이번 내한 공연에서도 차이코프스키 교향곡 4번과 낭만적이면서 극적 서정성을 지녔다는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 등 RNO의 특기인 러시아 작곡가의 작품들이 연주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차이코프스키 콩쿠르 결선에서 차이코프스키 피아노 협주곡 1번과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3번으로 입상한 조성진은 이번 무대에서는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을 협연한다.
18세 피아니스트 조성진은 "개인적으로도 라흐마니노프를 가장 아끼고 좋아한다"며 이번 연주회에 기대감을 표시하고 있다. 차이코프스키 음악의 대가이자 노련한 지휘자인 미하일 플레트네프가 조성진과 어떻게 호흡을 맞추며 러시아 음악의 정수와 세대를 뛰어넘는 협연 무대를 보여줄 지 관심을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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