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무하는 포퓰리즘] 군인 위험수당 증액등 재원 언급 안해<br>공립수준 민간어린이집은 남의 것 베껴<br>압축성장 따른 평등주의 정서 만연<br>정치권, 각종단체 압력 굴복도 원인<br>정책보다 정당·출신지 따라 투표하는 유권자 책임 커
| 한명숙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16일 서울 한강 동작대교 남단에서‘생명이 흐르는 한강’ 정책발표를 하고 있다. /오대근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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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세훈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가 16일 건국대 잔디밭에서 대학생과 타운미팅을 하던 중 한 남학생과 팔씨름을 하고 있다. /오대근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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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선되고 보자" 재원대책 없이 재탕 空約까지…
■ 난무하는 포퓰리즘 군 위험수당 증액등 재원 언급안해노인 틀니 稅지원등 베끼기 논란도정책 검증없는 '연고 투표'가 큰 원인정치권, 각종단체 압력 굴복도 문제
임세원기자 why@sed.co.kr
박준호기자 violator@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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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숙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16일 서울 한강 동작대교 남단에서‘생명이 흐르는 한강’ 정책발표를 하고 있다. /오대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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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가 16일 건국대 잔디밭에서 대학생과 타운미팅을 하던 중 한 남학생과 팔씨름을 하고 있다. /오대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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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돈이 세금으로 들어가고 내 지역 일꾼을 뽑는 지방선거에 '헛공약'이 난무하고 있다. 6ㆍ2지방선거는 국민이 직접 민선 지방자치단체장을 뽑는 다섯 번째 선거다. 또한 이른바 '교육 대통령'인 교육감과 교육의원 등을 한꺼번에 뽑는 한국 민주주의의 시험장이기도 하다.
하지만 지금까지 후보들의 공약 발표와 유세활동을 보면 주민들에게 고무신을 주며 한 표를 부탁하던 지난 1950년대와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이다. 후보자들은 예산 걱정 없는 '빚낸 공약', 이미 시행 중인 '재탕 공약', 상대편 것을 모방한 '베낀 공약' 등을 내걸었지만 유권자가 이를 제대로 걸러 듣고 투표하기는 쉽지 않다. 전문가들은 문제 있는 공약을 내걸고도 당선되는 선거의 원인으로 정당과 인물에 집중하는 데 있다고 지적한다. 대안은 공약을 검증하고 실천 여부를 따지는 '감시의 눈'에서 출발해야 한다는 얘기다.
◇'헛공약' 여전=각 정당은 16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통해 10대 중앙 공약과 5대 지방 공약을 제시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추계예산을 내놓지 않은 경우가 70%를 넘었다. 예산이 들어가는 공약은 이를테면 후보가 유권자에게 빚을 지는 셈인데 구체적으로 어디에 얼마를 쓸지 밝히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다.
민주당은 친환경 무상급식 전면 실시를 주요 공약으로 발표했다. 2조원가량이 들 것으로 보이는 예산은 4대강 사업을 줄이면 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오는 2012년에 끝나는 4대강 사업 예산을 갖고 앞으로 영구적으로 시행할 무상급식을 대체할 수 있는지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다. 한나라당도 군 장병 위험 수당 증액 등을 공약했지만 재원마련에 대한 언급은 없다.
'재탕 공약'도 문제다. 집권당인 한나라당의 경우 2007년 대선과 2008년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내건 공약을 새 것인 것처럼 슬그머니 내놓았다. ▦통신비 20% 인하 ▦공공기관의 장애인 의무 고용률 2%에서 3% 상승 ▦문화예술 분야 1만개 일자리 창출 등은 이미 시행되고 있는 내용이다. 이런 지적에 대해 한나라당은 "이미 발표한 내용이지만 시행이 더뎌서 앞으로 시행을 위해 힘을 싣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답했다.
상대당 공약을 베꼈다는 공방도 벌어진다. 한나라당이 공약한 노인 틀니 세제지원은 민주당이 2008년부터 주장한 내용이라는 지적이 있다. 또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인 한명숙 전 총리가 아이맞춤형 방과후학교 프로그램 강화 등 복지 공약을 발표하자 한나라당 후보인 오 시장 측은 "늦은 시간 보육(24시간 365일 보육)은 이미 향후 정책으로 제시했던 내용으로 한 전 총리가 정책 베끼기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으며 한 전 총리 측은 "오 시장의 공약과 개념ㆍ내용이 다르다"며 재반박했다.
◇공약 무관심이 원인=정당과 후보의 선심성 공약 남발은 유권자들이 정책에 무관심한 탓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유권자들이 자신들의 일꾼 선택을 앞두고 지역연고ㆍ정당ㆍ인물을 따질 뿐 후보들이 들고 나온 정책은 꼼꼼히 따지지 않는다는 뜻이다. 박창수 P&C정책연구소 이사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선거의 당선에 소속정당이 50%, 후보자가 47%의 영향을 미친다"며 "후보자의 공약 등 정책은 3% 정도밖에 기여하지 못한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기초단위 선거나 광역의원 선거의 경우 공약보다는 후보의 출신지 등 연줄이 더 크게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포퓰리즘은 빠르게 성장한 한국사회의 산물이라는 해석도 있다. 강준만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그의 저서인 '현대 정치의 겉과 속'에서 "한국의 초고속 압축성장으로 권력과 부(富)의 정당성이 의심받으면서 평등주의 정서가 강해졌으며 이게 바로 포퓰리즘이 잘 먹혀드는 배경"이라고 꼬집었다.
선거를 앞두고 재계나 노동계, 각종 직능단체 모두가 정치권에 적극적으로 자신들의 이익에 맞게 주장하고 한 표가 아쉬운 정치권이 일단 받아들이는 태도 역시 문제로 꼽힌다. 선거에 임박해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타임오프와 관련한 한국노총의 주장을 사전 조율 없이 일단 받아들인 일이 그 예다. 선거를 통한 참여민주주의가 아닌 검증 없는 포퓰리즘으로 전락한다는 비판이다. 이에 대해 강 교수는 "포퓰리즘은 구조의 문제는 비켜가면서 인물중심의 의인화ㆍ개인화 수법을 통하기 때문에 큰 변화를 가져오는 데는 오히려 방해가 된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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