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위기 속에서도 크게 흔들리지 않던 스웨덴, 노르웨이, 핀란드 등 북유럽 경제가 위기 징후를 보이고 있다고 1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가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UBS는 최근 스칸디나비아 반도 국가들의 내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대거 하향 조정했다. UBS는 내년 스웨덴의 경제성장률을 기존의 0.4%에서 -0.5%로 내렸다. 노르웨이는 제로 성장, 핀란드는 0.6~2%대의 성장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고, 덴마크는 -1.8%를 기록할 것으로 점쳐졌다. UBS는 2010년은 돼야 이들 4개국의 경제도 정상 궤도로 복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북유럽은 미국발 금융위기를 초래한 직접적 원인인 주택 등 자산 버블 현상이 없었던 만큼 이번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비껴가는 듯 보였다. 하지만 금융위기가 대다수 국가의 실물 경제 냉각으로 이어지면서 경제 전반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분석이다. 미국의 리먼브러더스 등 대형 투자은행의 파산까지는 아니지만, 최근 상당수 노르웨이 은행에 수십억달러의 유동성이 공급됐고, 스웨덴의 대형 은행인 스웨드뱅크에는 정부 자금이 투입됐다. 스웨덴의 볼보, 덴마크의 뱅앤올룹슨 등 이 지역의 최고 기업들도 판매 부진으로 대대적인 감원에 나서면서 일자리 구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덴마크의 경우 최근 유로화 대비 자국 통화 하락을 막기 위해 외환보유고의 20%를 써버려 외환시장의 불안감도 적지않다. UBS의 수닐 카파디아 이코노미스트는 "스칸디나비아 반도 국가들은 전세계적인 경제 위기에도 불구하고 너무 낙관적으로 비춰져 왔다"고 지적했다. 북유럽 각국 정부의 대응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덴마크과 노르웨이 정부는 경기 진작을 위해 정부 지출을 크게 늘리기로 했고, 스웨덴과 노르웨이 중앙은행은 각각 3.75%, 4.75%에 달하는 기준금리를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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