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美와 직접대화 희망'

김명길 유엔주재 북한 대표부 공사가 미국의 대표적인 북한통인 빌 리처드슨 뉴멕시코 주지사를 만나 “미국과 직접 대화를 희망한다”는 의사를 미국 행정부에 간접 전했다. 북한은 앞서 방북한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을 통해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원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한 바 있다. 빌 리처드슨 뉴멕시코 주지사는 19일(현지시간) 김명길 유엔주재 북한 대표부 공사를 공관에서 만난 뒤 기자회견을 통해 “북한은 새로운 대화를 할 준비가 됐다고 시사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유엔 대표부 대사와 에너지 장관을 지낸 리처드슨 주지사는 클린턴 행정부시절 북한 억류 미국인 석방을 위해 2차례 북한 방문했으며, 부시 행정부 시절에도 대북 비선 창구를 맡는 등 미국의 대표적인 북한통으로 꼽힌다. 리처드슨 주지사는 CNN방송에 출연해 “북한은 (북핵문제와 관련해) 새로운 포맷을 희망하고 있다”며 “그들은 미국과 직접 대화를 원하고 있으나 이는 어디까지나 외교관들이 협의할 사항”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북한은 6자 회담이 작동하지 않고 있다고 생각하며 6자 회담에 복귀하기를 원하지도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 행정부는 북한 유엔대표부 공사와 뉴멕시코 주지사와의 회동에 대해 “미 행정부와 무관한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로버트 기브스 백악관 대변인은 “북한이 어떤 신호를 보내든, 보내지 않든 그들이 약속했던 의무 사항을 준수하는 과정으로 복귀하기를 희망한다”며 “북한이 해야 할 의무가 변한 것이 없기 때문에 대북 정책 목표 또한 변함이 없다”며 북미 회동의 의미를 축소했다. 켈리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북한대표부 외교관이 뉴욕을 벗어날 경우 국무부에 승인을 받는 것과 관련, “북한 외교관 2명의 뉴멕시코주 여행을 반드시 긍정적 신호라고 보지는 않는다”면서 ‘주지사를 통해 북한에 전할 메시지가 있느냐’는 질문에 “없다”고 잘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