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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랭킹 1위 자리를 다툰 타이거 우즈와 필 미켈슨(이상 미국)도, 3라운드 선두로 나섰던 더스틴 존슨(미국)도 아니었다. 링크스 코스에서 펼쳐진 '코스와의 전쟁' US오픈은 40년 만의 유럽인 챔피언을 선택했다. 그레임 맥도웰(30ㆍ북아일랜드)이 난코스와 바람을 뚫고 제110회 US오픈 우승컵에 입맞췄다. 맥도웰은 21일(한국시간) 캘리포니아주 페블비치 골프링크스(파71ㆍ7,040야드)에서 열린 대회 4라운드에서 버디 1개, 보기 4개로 3타를 잃었으나 최종합계 이븐파 284타로 우승했다. 맥도웰은 지난 2008년 제주 핀크스골프장에서 열린 유럽투어 발렌타인챔피언십에서 초대 챔피언에 올라 국내 팬들에게 낯익은 선수. 유럽투어를 주무대로 하면서 통산 5승을 거둔 그는 메이저대회 최고 성적이 지난해 PGA챔피언십 공동 10위였지만 미국 무대 첫 승을 메이저 타이틀로 장식하는 감격을 누렸다. 특히 맥도웰은 1970년 토니 재클린(잉글랜드) 이후 40년간이나 끊겼던 유럽 선수 우승을 일궈내 기쁨이 더했다. 세계랭킹도 37위에서 13위로 상승했다. 3타 차 2위로 출발한 맥도웰은 16번홀까지 2타를 잃었지만 경쟁자들 역시 뒷걸음질을 하면서 2타 차 선두를 달렸다. 17번홀(파3)에서 1타를 더 잃어 2위 그레고리 아브레(프랑스)에게 1타 차로 쫓긴 그는 아브레가 18번홀(파5)에서 버디를 놓치자 마지막 홀을 안전하게 파로 마무리해 정상에 올랐다. 잭 니클로스, 톰 왓슨, 톰 카이트, 우즈 등 역대 최고 선수들에 이어 페블비치에서 US오픈을 제패한 주인공이 된 맥도웰은 "평생의 꿈이 이뤄졌다"며 기뻐했다. 전날 5타를 줄이며 포효했던 우즈는 이날 4타를 까먹어 2타를 잃은 미켈슨과 함께 공동 4위(3오버파)로 마감했다. 우즈는 역전에는 실패했지만 컷오프와 기권 등 최근의 부진을 이겨내고 세계랭킹 1위 자리를 지킨 것으로 위안을 삼았다. 어니 엘스(남아공)는 버디 4개를 잡았지만 보기도 4개를 범하고 더블보기도 곁들여 3위(2오버파)에 그쳤다. 세계랭킹 391위로 예선을 통해 출전한 아브레는 1타 차 2위에 올라 눈길을 끌었다. 이날 7타를 잃어 공동 47위로 마감한 최경주(40)는 "특별히 미스 샷을 많이 한 것도 아닌데 스코어가 나오지 않아 어려웠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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