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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中·日 바둑 영웅전] 박문요, 대세를 휘어잡다

제5보(66~81)



백66으로 덮어누른 수순이 즐겁다. 이 수가 안성맞춤이기 때문에 흑의 걸침을 최철한과 조한승이 이상한 수였다고 지적한 것이다. 걸침의 방향이 잘못되었다는 것. 반대편(좌변쪽)에서 걸쳐야 했다는 얘기였다. "맞는 말입니다. 실전의 결과를 보면 이해가 될 겁니다."(윤현석) 백72까지의 결과를 찬찬히 음미해 보자. 흑은 하변에 10집 가까운 실리를 챙겼는데 백은 좌변에 매우 웅장한 세력을 쌓았다. 그 가치는 실리 10집의 갑절은 되어 보인다. "백이 대세를 휘어잡은 느낌입니다."(최철한) 수순 가운데 백68은 얼핏 보기에 좀 둔해 보이지만 이 장면에서는 최선이다. 참고도1의 백1에 막는 것은 흑4로 끊는 수가 강력하여 백의 응수가 심히 거북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백72로는 백70의 아래에 빳빳하게 내려서는 것이 실리로 이득이지만 지금은 실전처럼 튼튼하게 잇는 것이 현명한 작전이다. "그 이유는 우변에 남아있는 패와 관계가 있어요. 팻감이 덜 나오게 두어야 하는 것이 백의 입장이거든요."(윤현석) 백이 팻감에 충분히 신경을 써놓은 상태지만 흑은 실전보의 73으로 패를 강행했다. 국면이 단순해져 달리 시비를 걸어볼 곳이 없었기 때문이다. 강동윤이 흑81로 팻감을 쓰자 박문요는 거의 10분을 장고했다. "그쪽을 외면하고 우변에서 초무식의 강수를 터뜨릴 궁리를 하는 모양입니다."(최철한) 초무식의 강수는 참고도2의 백1로 끊어 천지대패를 만드는 것을 말함이다. 백은 3, 5로 우상귀를 접수하고 흑은 우변과 좌변에서 이득을 취하는 길인데 과연 박문요는 이 길을 선택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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