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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계가 13년 만에 동시에 열리는 여ㆍ야당 대표 경선을 앞두고 복마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민주당의 내분과 자민당 내 보수 강경파 부상으로 당내 혼란이 심화하는 가운데 최대 야당인 자민당이 조기 총선 압박용으로 노다 요시히코 총리에 대한 문책결의안을 참의원(상원)에 제출할 방침으로 알려지면서 일본 정국은 한치 앞도 내다보기 어려운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산케이신문은 25일 자민당이 정기국회 회기인 오는 9월8일 이전에 중의원 해산과 조기 총선을 이끌어내기 위해 총리 문책결의안을 이달 29일 참의원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현재 참의원은 여소야대로 자민당이 제출하면 가결이 확실시된다. 문책결의안은 법적 강제력은 없지만 가결 후 야당이 법안 심의를 거부하면 의회 기능이 마비돼 사실상 '식물 의회'로 전락할 수 있다. 지금까지 참의원에서 문책을 당한 총리는 두세 달 안에 사퇴한 전례가 있는 만큼 당 내에서는 결의안이 통과되면 총리를 당 대표에서 끌어내려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한국ㆍ중국과의 외교분쟁에 더해 야당의 집중 공세와 당내 반발기류 등 국내 정치권에서의 입지도 날로 좁아지자 노다 총리는 일단 내부단속에 힘을 싣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노다 총리가 다음달 대표 경선에서 승리할 경우 당 분열의 책임을 물어 고시이시 아즈마 민주당 간사장을 교체하고 개각을 단행해 분위기를 쇄신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조기 총선을 겨냥한 체제정비를 위해 본격 시동을 건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 정부에 대한 지지율이 날로 악화하면서 노다 총리가 다음달 21일로 예정된 민주당 대표 경선을 통과할 수 있을지 여부는 점차 불투명해지고 있다. 당내 인기도가 높은 마에하라 세이지 정조회장이 지난달 노다 지지를 밝힌 데 이어 차세대 총리 후보감으로 꼽히는 겐바 고이치로 외무상도 불출마 의사를 밝히면서 현재 노다 총리에게는 뚜렷한 경쟁 상대가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요미우리신문은 당 내에서 "노다 총리로는 중의원 선거에서 (자민당에) 대적할 수 없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대항마를 내세우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며 당내 기류변화가 '노다 재선'에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자민당 경선도 오리무중이다. 최근 우경화 분위기를 타고 대표적 보수 강경파 정치인인 아베 신조 전 총리가 급부상하면서 다니가키 사다카즈 자민당 총재의 입지가 크게 위협 받고 있는 것이다. 다니가키 총재가 조기 총선 카드로 민주당을 압박하려는 데는 현 지도부의 입지 약화라는 배경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자민당 내에서 급부상하고 있는 아베 전 총리는 자민당 내 대표적인 매파 의원들을 결집, 이르면 다음달 초 자민당 상·하원 의원 수십 명으로 이뤄진 '신경제성장 전략 연구모임'을 결성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언론들은 최근 큰 대중적 인기를 얻으며 '차기 총리감'으로 주목 받는 하시모토 도루 오사카시장이 아베 전 총리와 총선에서 공동 전선을 형성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면서 이들 새로운 정치세력의 등장에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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