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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간부 무관심이 병사 죽음으로 내몰 수도"

정택수 한국자살예방센터장

병사 간 갈등·폭력사건 책임

관리 소홀 초급간부에도 있어

교육 통해 책임감 심어줘야


"장교·부사관의 이기심과 무관심이 병사들을 안타까운 죽음으로 내몰 수 있습니다. 그래서 초급 간부들에게 책임감을 키우는 교육이 절대 필요하지요."

정택수(50·사진) 한국자살예방센터장은 최근 연이어 발생한 군 인권유린·자살사건들이 병영 내 일부 간부들의 무책임과 방관에서 비롯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병사관리 책임이 있는 초급 간부들(위관장교·부사관) 일부는 내무반을 수시로 들여다보고 병사들과 어울려 대화를 나누는 대신 자기 일에만 열중하는 경우가 많다"고 꼬집었다. 20대 초반 병사들과 같은 신세대 행태를 보이는 초급 간부들의 이 같은 이기적 성향이 병사 간 갈등과 폭력의 빌미를 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정 센터장은 지난 2008년 소령으로 전역할 때까지 22년간 장교로 복무했으며 이후 군대 병영상담관과 생명나눔실천본부 내 자살예방센터 상담팀장 등으로 활동한 자살예방 전문가다. 2012년에 현 자살예방센터를 세웠다. 2010년 강원도 화천 지역 전방사단에서 병영상담관으로 직접 부적응 장병들을 상담하고 그 사례를 엮은 책 '이대론 군생활 못하겠어요'을 2011년 출간하기도 했다.

그는 "언제나 어느 부대나 부적응 사병들이 있기 마련"이라며 "당시 최전방 경계 병사들을 위해 철책선 초소로 들어가 상담하는 경우도 많았다"고 회상했다.

그는 당시 한 달 평균 40~50건 넘게 상담했지만 병사 1만명이 넘는 사단 내에서 병영사고는 피할 수 없었다. 그가 기억하는 관심병사 A일병은 자살 고위험군에 속했지만 김 센터장이 상담을 통해 마음을 다잡도록 도왔다. 그런데 소속부대가 철책선 근무를 위해 전방으로 이동하게 되자 정 센터장은 부대 간부에게 A일병이 마음의 안정을 유지하도록 총기를 다루지 않는 보직을 조건으로 함께 데려갈 것을 요구했지만 묵살됐다. A일병은 교대를 위해 후방으로 온 새 부대에 다시 적응해야 했고 당시 한 부사관의 심한 질책으로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정 센터장은 "상당수 병사들은 부적응을 자칫 자신의 무능으로 자책하거나 부대에서 낙인 찍힐까 두려워 폭력에 대해서도 쉽게 말하지 않는다"며 "그들을 다독이고 희망을 주는 것이 장교와 부사관들이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초급 간부들의 효율적이고 책임 있는 병사관리가 이뤄지려면 부대 지휘관의 신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는 지휘관 시절 부대 장병들이 속내를 표현하도록 '마음의 편지'를 운영했다. 괴롭힘을 당한다면 비밀보장과 함께 가해자의 이름을 밝히도록 했으며 폭행 장병에게는 재발시 다른 부대전출을 경고하기도 했다. 덕분에 그는 지휘관 시절 '무사고'를 달성했다.

그는 "자살 실행을 앞두고 심경을 적은 메모나 가족들에게 이별인사를 남기는데 이런 징후를 잘 포착해야 한다"며 "휴가 중인 관심병사라면 부대 복귀까지 동행을 하는 것도 예방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정 센터장은 이어 "많은 고민과 문제를 안고 청소년기를 보낸 청년들이 군에 입대하는 만큼 학교 때부터 인성교육이 제대로 이뤄져야 병영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며 "병사들을 인화단결시키는 막중함을 초급 간부들이 제대로 인식하도록 의식교육에 더 힘써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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