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골프(PGA) 투어 2014-2015시즌이 마지막 한 대회만을 남겨두고 있다. 지난해 10월 배상문(29)의 개막전 프라이스닷컴 오픈 우승을 시작으로 1년 가까이 달려 페덱스컵 플레이오프(PO) 최종 4차전까지 왔다.
24일 밤(한국시간) 미국 애틀랜타의 이스트레이크GC(파70·7,307야드)에서 막을 올리는 4차전 투어 챔피언십에서는 우승상금 148만5,000달러(약 17억5,000만원) 외에 페덱스컵 최종우승 보너스 1,000만달러(약 118억2,000만원)의 주인도 가려진다. 정규시즌 성적 상위 125명으로 출발한 플레이오프는 3차전까지 거치며 30명의 생존자만 남겼다. 짐 퓨릭(미국)이 23일 손목 부상으로 기권하면서 1,000만달러 도전자는 29명으로 최종 확정됐다. 페덱스컵 포인트 최하위라도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고 상위 선수들의 부진이 곁들여지면 최종우승 보너스를 가져갈 수 있다.
◇절정의 데이, 우즈의 59언더파도 넘을까=페덱스컵 포인트 1위이자 세계랭킹 1위인 제이슨 데이(호주)는 이번 주 대회에서 5위 안에만 들어도 1,000만달러 잭팟을 터뜨릴 가능성이 크다. 20위권이어도 가능성은 있다. 플레이오프에서 2승(1·3차전)을 거두는 등 최근 6개 대회에서 4승을 챙겼으니 가장 확률이 높은 것은 당연하다.
데이는 지난 21일 끝난 3차전에서 시즌 5승을 달성, 타이거 우즈(미국), 비제이 싱(피지)에 이어 세 번째(최근 20년 기준)로 한 시즌 5승 대열에 합류했다. 이번주 데이는 우즈의 또 다른 기록에 도전한다. 우즈가 2007년 기록한 플레이오프 역대 최다 59언더파가 그것. 데이는 1~3차전에서 47언더파를 쌓았다. 13언더파를 보태면 기록을 바꾸게 된다.
데이는 지난주 우승으로 세계 1위에 올랐고 PGA 투어 올해의 선수 수상 가능성도 키웠다. 페덱스컵 최종우승이라는 강력한 한 방을 보탠다면 다음주 선수 투표에서 조던 스피스(미국)를 누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스피스는 메이저대회 마스터스, US 오픈에서 연속 우승했지만 플레이오프 1·2차전에서 연속 컷오프됐다. 3차전에서 공동 13위에 올랐으나 데이와의 격차는 11타에 달했다. 물론 이번주 우승하면 상황은 완전히 바뀐다. 페덱스컵 2위 스피스뿐 아니라 3위 리키 파울러(미국), 4위 헨리크 스텐손(스웨덴), 5위 버바 왓슨(미국)까지는 이번 대회 우승이면 무조건 페덱스컵 최종승자가 된다.
◇스텐손·매킬로이, 대역전 노리는 유럽 2강=다크호스는 스텐손이다. 플레이오프 1·2차전 연속 단독 2위에 3차전 공동 10위로 페덱스컵 4위에 올라 있다. 올 시즌 단 1승도 없이 마지막에 1,000만달러를 거머쥐는 반전 드라마를 쓸 수도 있다. 이번에도 준우승하면 최종우승 가능성이 크고 공동 3위를 해도 확률은 있다. 2013년 페덱스컵 최종우승자인 스텐손은 같은 해 유럽 투어에서 우승 없이도 플레이오프 최종우승을 거머쥔 경험이 있다. 스텐손은 이번 1~3차전에서 버디 60개를 기록, 64개의 데이에 이어 최다 버디 2위를 달릴 정도로 감이 좋다.
페덱스컵 11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에게도 기회는 있다. 시즌 초반 2승을 거뒀으나 발목 부상 탓에 주춤했던 매킬로이는 지난주 공동 4위에 오르며 희망을 봤다. 이번주 반드시 우승한다는 전제하에 상위권 선수들의 부진이 이어진다면 매킬로이는 생애 첫 페덱스컵 최종우승을 이룰 수 있다. 2011년 4차전에 앞서 페덱스컵 25위였던 빌 하스(미국)가 최종우승한 역사도 있으니 어떤 시나리오가 현실화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출전자 중 유일한 한국 선수인 배상문은 재미동포 케빈 나와 동반 플레이하며 데이는 스피스와 같은 조에서 결투를 벌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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