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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미디를 통해 ‘아랍인=테러’라는 편견을 깨뜨리고 싶습니다.” 한국계로는 처음으로 중동에서 활약하며 인기를 모으고 있는 코미디언 정원호(23)씨. 그는 이집트ㆍ이란ㆍ팔레스타인계 미국인 3명과 함께 ‘악의 축(Axis of Evil)’이라는 정치풍자 코미디팀에서 활동하고 있다. 팀 이름부터 심상치 않다. ‘악의 축’은 지난 2002년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이란ㆍ이라크ㆍ북한을 테러국가로 지명할 때 사용했던 말이다. 정씨는 “팀 이름에서 볼 수 있듯 정치적 풍자가 가득한 코미디”라며 “중동과 다른 지역 사람들 사이의 인식차를 메우고 아랍 사람도 재미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게 쇼의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악의 축’은 중동에서 테러와 폭탄, 부시 대통령 등 정치적 소재를 희화화해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정씨는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한국인 아버지와 베트남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뒤 요르단에서 교육을 받아 아랍어가 모국어 수준이다. 아랍어로 관객을 웃길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는 ‘악의 축’의 일원으로 지난해 말 두바이를 비롯해 베이루트ㆍ카이로 등 중동을 돌며 관객 2만명을 동원하기도 했다. 사우디아라비아 국영방송 mbc에서 PD로 근무하던 정씨는 2개월 전 팀에 들어왔다. ‘악의 축’ 국가 중 북한 사람 몫으로 영입된 것. 아직 아버지의 나라 한국을 한번도 방문하지 못했다는 그는 “한국말을 잘하지 못해 창피하다”며 “한국인들이 아랍인을 친숙하게 대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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