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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으로 무거워진 마음 전시회보며 훌훌 터세요"

화랑가 '마음 달래주는 송년기획전' 잇따라 열려<br>동심자극 조각품·달콤한 상상 찍어낸 사진등 선봬

1- 노준 ‘클로와 수다루’
2- 김덕기 ‘겨울-함께하는 시간’
3- 김종학 ‘설악산 풍경’

불황에는 적은 비용으로 최대한의 효과를 낼 수 있는 미니스커트나 빨간 립스틱이 멋내기 아이템으로 각광 받는다. 영화는 한껏 웃을 수 있는 코미디 영화가 강세다. 그렇다면 미술작품은? 불황에는 생각을 깊게 해야 하는 개념 미술이나 추상화 보다는 한눈에 보고 즉각적인 반응을 이끌어내는 구상작품, 화사한 색감과 대중적인 이미지의 작품들이 더 인기다. 화랑가가 불황에 위안이 되는 작품들로 송년기획전으로 선보이고 있다. 온 가족이 다 함께 전시장을 찾기에 제격이다. ◇동심자극 캐릭터와 화목한 가족=조각가 노준은 자신의 이름을 따 개인전 제목을 ‘NJ엔터테인먼트 서울’이라고 지었다. “만든 사람도 보는 사람도 모두 기분 좋아지길 바란다”는 생각에서 재치를 발휘했다. 10년 전 음료광고에 등장해 유명해진 달팽이 캐릭터 ‘깜찍이’를 필두로 ‘클로’ ‘수다루’ 등의 동물 조각과 사진 작품들을 송현동 이화익갤러리에서 전시 중이다. 서울대에서 조소를 전공한 작가는 5년 전쯤 본격적으로 순수미술의 길로 접어들었다. 무겁고 심각한(?) 비구상작업을 주로 하던 중 문득 애니메이션 작업들을 실물로 만들어봐야겠다는 유쾌한 아이디어가 떠올라 지금의 스타일로 돌아섰다. 전시장 2층 한쪽에는 야자나무를 깎아 만든 고양이와 수달 인형 270개가 모여있다. 캐릭터를 데리고 세계곳곳을 순회하며 찍은 사진작품은 시리즈로 계속 작업할 계획이다. 전시는 23일까지. (02)730-7818 갤러리현대 강남점에서는 김덕기의 ‘즐거운 우리집’전이 26일까지 열린다. 가족애를 주제로 작품활동을 해오고 있는 작가의 신작은 더욱 화사해졌다. 10여년 교편을 접고 올해부터 여주에서 전업작가의 길을 걷고 있는 작가가 한층 여유로운 마음으로 사계절 자연의 아름다움을 화려하게 표현했다. 그림 속 가족의 얼굴에는 웃음이 넘쳐 나 관람객까지 미소짓게 만든다. (02)519-0800 ◇달콤한 상상을 찍어낸 사진=눈이 소복이 내린 빨간 벽돌집에 대한 그리움, 어린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놀이동산과 비누방울, 꽃비가 내리는 봄날. 인사동 갤러리룩스의 ‘달콤한 상상’전은 꿈 같은 상상을 재현해 낸다. 인화하는 과정에서 쌀을 뿌리는 기법으로 주술적 전통과 소망을 표현하는 하형선, 어린 시절의 호기심을 재구성한 손준호, 비누방울로 순간의 미학을 포착해 낸 조은강을 비롯해 임안나ㆍ하형선ㆍ임준영ㆍ김보라ㆍ지희장 등이 참여했다. 유망한 젊은 사진작가들이 총출동한 그룹전으로 내년 1월6일까지 열린다. (02)720-8488 청담동 더컬럼스 갤러리는 화사한 꽃과 화병을 주제로 전시를 마련했다. 독일의 세계적인 사진작가 마이클 웨슬리의 꽃사진은 ‘권불십년 화무십일홍(權不十年 花無十一紅)’을 형상화하고 있다. 웨슬리는 카메라 장시간 노출기법으로 열흘간 꽃을 찍어 만개에서 시들기까지의 환상적인 모습을 사진에 담아낸다. 작품들은 모두 에디션이 1점뿐인 ‘유니크피스(Unique-piece)’이다. 동시에 선보이는 벨기에 작가 랑베르의 독창적인 유리 화병들 역시 1점밖에 제작되지 않은 작품들이다. 전시는 내년 1월말까지. (02)3442-6301 ◇근심지우는 화려한 색채=현대인들의 눈은 유난히 색채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특히 화면을 통해 접하는 선명한 색감은 무의식의 정서를 크게 좌우한다. 최정혁ㆍ이은ㆍ유용상ㆍ최경문ㆍ이흠 등 젊은 작가들은 스스로 ‘RGB(모니터색을 구성하는 빛의 삼원색인 적ㆍ녹ㆍ청) 패밀리’라 칭하며 현대인의 감성에 가장 가까이 다가설 수 있는 표현법을 모색했다. 이들은 사이아트갤러리와 메이준갤러리 공동기획으로 30일까지 열리는 ‘뉴웨이브 인 리얼리즘’에서 디지털기기에 익숙해진 현대인들의 새로운 감성에 호소한다. 모니터 화면이 구현하는 실제보다 더 선명한 색감,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눈을 맞은 탐스런 사과, 흔들리는 와인잔의 이미지 등 사람의 눈이 미처 포착하지 못한, 현실을 넘어선 생생함을 보여준다. (02)543-5037 화려한 색채로 인기 있는 ‘설악산 화가’ 김종학 화백이 신작을 통해 더 풍부하고 깊어진 화면을 선보이고 있다. 원색의 물감을 섞지 않고 캔버스에 찍어 발라 강렬한 화면을 연출하는 작가는 신작 중 특히 강한 추상성까지 드러나는 겨울 산과 바다풍경이 인상적이다. 신사동 예화랑에서 내년 1월17일까지 전시한다. (02)542-5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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