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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산책] 박대성 '석파정'

한지에 수묵 채색, 260×160cm, 2013

전통적인 기법으로 오늘날의 산수를 그려내는 박대성의 작품에서 호방한 기개와 섬세함이 동시에 엿보인다. 인왕산의 북동쪽, 거대한 바위와 계곡으로 둘러싸인 석파정은 과거 흥선대원군이 별장으로 사용했던 곳이다. 석파(石坡)는 대원군의 호. 본래 영의정을 지낸 김흥근의 소유였던 이곳을 대원군이 팔라고 제안했다가 거절당하자 아들 고종과 함께 이곳에서 하루를 묵고 '임금이 묵은 곳에 신하가 살 수 없다'는 이유로 결국 차지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작가는 지난 겨울 서울미술관을 방문했을 때 미술관 위쪽에 있는 석파정을 들렸다가 깊이 인상에 남아 작품을 제작했다고 한다. 대원군이 탐낸 석파정은 한세기가 넘게 흐른 오늘날에도 아름다운 풍광을 간직하고 있다. 일상에서 부지런히도 소재를 포착하는 작가의 깨어 있는 시선이 작품을 감상하는 우리에게는 큰 기쁨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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