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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총리 "안심해도 좋다" 메르스 사실상 종식

'70일간 사투' 후유증 딛고 "이제 일상으로 돌아가자"

관광산업·경제 위축 '상흔'

방역 등 대응체계 재정비해야


지난 70일간의 힘겨운 사투 끝에 온 나라를 뒤흔들었던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태가 사실상 종식됐다. 보건당국의 초기대응 실패와 의료계의 감염병에 대한 무지 등이 맞물려 한때 걷잡을 수 없이 커졌던 메르스 사태는 186명의 확진자와 36명의 사망자 발생, 이에 따른 관광산업 위축과 경기침체 등 커다란 상흔을 우리 사회에 남겼다.

황교안 국무총리는 2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메르스 대응 범정부 대책회의'에서 "오늘은 메르스가 발생한 지 70일째 되는 날인데 엄격한 국제기준에 따른 종식 선언을 위해서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집중관리병원 15곳 모두 관리 해제됐고 23일 동안 새 환자가 없는 여러 상황 등을 종합해볼 때 국민께서 이제는 안심해도 좋다는 것이 의료계와 정부의 판단"이라며 사실상 메르스 사태 종식을 선언했다. 황 총리는 특히 "이제 국민 여러분께서는 메르스에 대한 불안감을 갖지 말고 경제·문화·여가활동과 학교생활 등 일상생활을 정상화해주시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대한민국을 공포로 몰아넣었던 메르스 사태는 5월20일 사우디아라비아와 바레인 등 중동을 다녀온 첫 확진자(68)의 발병으로 시작됐다. 당시 상황을 되짚어보면 이 환자가 의심증상을 보이기 시작했을 때 의료진에 사우디 방문 사실만 밝혔어도, 보건당국이 이 환자의 유전자 검사만 실시했어도 메르스 사태는 발생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보건당국은 그가 사우디를 방문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유전자 검사를 하지 않는 우(愚)를 범했다. 더욱이 첫 환자가 확진 판정을 받은 후에도 좁은 관리망 설정과 뒤늦은 정보공개로 방역에 실패하면서 확진자와 격리 대상자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이번 사태로 국내 최고 수준의 삼성서울병원이 메르스 확산의 진원지로 지명돼 부분폐쇄되는 오명을 남겼고 이 병원과 저 병원을 오가는 우리 국민의 병원 문화가 원인으로 지적돼 '의료쇼핑'이라는 비아냥을 듣기도 했다. 경제적 충격은 세월호 사태 이상이었다.

전문가들은 메르스가 남긴 교훈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엄중식 한림대 강동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2010년 신종인플루엔자를 겪은 뒤 정부에서 백서를 발간했는데 그 백서에 기재된 문제들이 이번 사태에서 똑같이 재연됐다"며 "신종 전염병에 대한 정보를 정부와 의료기관이 공유하고 이번에 드러난 문제점을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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