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개발가치가 높은 알짜 시유지 개발에 나선다. 단순매각 위주의 기존 방침에서 탈피해 산하 SH공사는 물론 민간자본을 끌어들여 가치를 극대화하겠다는 복안에 따른 것이다.
이를 위해 시는 전체 6만개, 72조원 규모인 시유지 중 현재 300~1만㎡ 규모 1,000여개, 260만㎡를 골라낸 상태로 오는 5월 시범사업지 5곳을 선정해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마련할 방침이다. 시 재정만으로는 도시재생사업 활성화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공공토지 자원을 적극 활용해 SH공사와 민간에 새 먹거리를 주고 공공 서비스 시설도 확충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시는 지난해 5월 발주한 '공공토지자원 활용 기본구상 및 사업화 방안 수립' 1단계 용역을 조만간 마무리 짓고 이르면 5월 중 시범사업지를 선정할 계획이라고 20일 밝혔다. 이 용역은 전체 시유지 가운데 활용가치가 높은 유휴부지를 찾는 것으로 SH공사 위탁개발·민간참여·재정사업 등의 방식으로 시유지 개발을 활성화하기 위한 사전작업인 셈이다.
시는 현재 △활용 가능 시유지 1,000여개 △중점활용 시유지 100여개 △시범사업지 10여개 등 세 가지로 구분해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해놓았다. 시에 따르면 개발 가능성이 높은 시유지만도 260만㎡로 축구장 335개 넓이에 달하는데다 나대지·주차장 등 당장 개발하기 쉬운 부지도 35만㎡이나 된다.
이 중 우선 시장가치가 높고 시설 확충이 시급하다고 판단되는 다섯 곳을 시범사업 대상지로 선정하고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수립할 방침이다. 아직 대상지나 사업 모델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1순위 대상지는 역세권 부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시는 업무·상업·주거 복합시설, 광장 등을 만들어 공공 서비스의 질을 높이고 수익까지 창출하는 밑그림을 구상하고 있다.
시는 시유지 개발에 SH공사 위탁개발 방식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SH공사가 시유지를 빌려 개발한 후 시설물을 일정 기간 관리·운영하면서 수익을 얻는 방식으로 공공성과 수익성을 모두 확보하겠다는 의도다. 갈수록 SH공사의 수익사업이 줄어드는 상황에 새로운 사업 모델을 만들어줌으로써 도시재생의 한 축을 담당하게 하겠다는 구상이다. 이와 함께 필요할 경우 시유지 개발에 민간을 직접 끌어들이는 방안도 함께 검토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사업방식의 경우 유형별로 위탁개발이 적합한지, 민간투자를 받는 것이 효율적인지 따져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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